영화 차라리 죽여 후기: 시대를 역행한 섹시 코미디

영화 차라리 죽여 후기

사실 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볼 계획은 전혀 없었습니다. 포스터나 제목만 봐도 대충 어떤 흐름일지 뻔히 보이는 이른바 '비디오용 영화' 느낌이 강했으니까요. 그런데 시사회 이후 온라인상에서 "죽여주마"라는 짧고 굵은 한 줄 평이 묘하게 화제가 되는 걸 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이런 반응이 나오나 싶어 결국 끝까지 보게 되었네요.

집에서 혼자 보기에도 꽤 민망한 장면들이 많아 중간에 멈췄다 보기를 대여섯 번 반복한 끝에 일주일 만에 완주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핑크 무비' 혹은 성인용 코미디 영화인데, 이런 장르는 보통 단순히 자극적인 수요만 노리는 쪽과 예전처럼 상업적인 판타지를 코믹하게 풀어내는 쪽으로 나뉩니다. 이 영화은 그나마 후자의 형식을 띠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는 저예산 영화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해 참 기묘한 인상을 줍니다.

1. 영화 기본 정보 및 주요 출연진

영화의 성격과 참여한 배우들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나름 익숙한 얼굴들이 보여 의외이기도 합니다.

  • 제목: 차라리 죽여
  • 장르: 코미디, 드라마, 미스터리, 범죄
  • 감독: 김상훈
  • 출연: 김주은, 김도연, 안정균, 김기두, 윤세웅 등
  • 개봉일: 2025년 2월 26일
  • 상영 시간: 104분 (1시간 44분)

2. 줄거리 요약: 욕망의 덫에 걸린 외딴 농촌 마을

분주한 도시를 떠나 조용한 충남 동진의 농촌 마을로 이사 온 자매, 선영(김주은)지영(김도연).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마을의 이장 봉삼은 자매의 사생활을 관음하고, 청년회장 대근은 지영을 스토킹하며 음흉한 눈길을 보냅니다.

그러던 중, 동네를 떠들썩하게 만든 연쇄 성범죄자 상철(안정균)이 자매의 집에 난입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흘러갑니다. 하지만 상상도 못한 전개가 이어지는데, 범죄자의 위협에 떨 줄 알았던 자매들이 오히려 상철의 특정(?) 매력에 빠져 그를 가두고 즐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욕망에 눈이 먼 마을 남자들이 지쳐가는 범죄자, 그리고 기묘한 자매들의 소동극이 펼쳐집니다.

3. 관람 후기: 기괴한 판타지가 주는 불쾌한 향수

보는 내내 "이게 지금 나올 수 있는 영화인가?" 싶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 시대를 역행한 과도한 성적 판타지

이 영화는 2000년대 중후반, 임창정 주연의 섹시 코미디가 한참 흥행하던 시절에 나왔어야 할 법한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재 자체가 워낙 '발칙함'을 넘어 어처구니없는 수준이라 요즘 같은 감수성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지점이 많습니다. 좋게 말하면 그때 그 시절의 향수고, 나쁘게 말하면 시대를 너무 못 읽은 느낌입니다.

➤ 범죄를 코미디로 포장하는 불편함

가장 아쉬웠던 점은 소재의 불쾌함입니다. 성범죄자가 집에 침입해 몹쓸 짓을 하는 상황을 '그의 신체적 조건에 매료되어 즐긴다'는 설정으로 푸는 것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이웃 주민들이 여성들을 염탐하고 스토킹하는 행위를 농촌 코미디의 일부처럼 묘사한 부분은 보는 내내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군요.

➤ 후반부의 급격한 톤 변화와 장르적 한계

후반부로 가면서 영화는 갑자기 코미디 색채를 강하게 띱니다. 범죄자가 자매들에게 시달리며 제목 그대로 "차라리 죽여"라고 외치고 싶은 상황을 연출하려 한 것 같은데, 개연성이 워낙 부족하다 보니 실소가 터집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캐릭터와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이 강해, 영화의 완성도 면에서는 엉망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힘들어 보입니다.

4. 결론: 그때 그 시절 '핑크 무비'를 기억한다면

영화 속 자매들이 괴한을 범죄자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정이 있긴 하지만, 전체적인 밑바탕이 범죄와 닿아있어 끝까지 마음 편히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소재만 조금 덜 자극적이고 불쾌한 요소들을 덜어냈다면 훨씬 나은 섹시 코미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만, 과거 '발칙하고 도도한' 타이틀을 달고 나오던 그 시절의 B급 감성 영화들을 그리워하는 분들이라면, 운 좋게 화제가 된 이 기묘한 영화에서 묘한 매력을 찾으실지도 모르겠습니다.

5. 최종 평점 및 요약

➤ 한 줄 평

범죄와 코미디 사이에서 길을 잃은, 시대를 잘못 타고난 이상 성욕 판타지.

⭐ 최종 평점: 2.1 / 5.0 ⭐

➤ 관람 포인트

  • 2000년대 초반 스타일의 섹시 코미디 감성이 그립다면 확인 정도는...
  • 범죄 소재를 가볍게 다루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면 절대 비추천.
  • 개연성이나 완성도보다는 그저 '어처구니없는 전개' 그 자체에 관심이 있다면.

영화 '차라리 죽여'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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