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시장에서 AI 활용 능력이 중요해짐에 따라, 이제는 단순한 활용 여부를 넘어 사용자의 내밀한 대화 기록까지 평가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려는 파격적이고 논란적인 시도가 등장했습니다. 최근 해외 커뮤니티 Reddit(r/jobs)을 통해 공유된 한 구직자의 면접 경험담은 디지털 프라이버시와 채용 평가의 경계선에 대해 심각한 사회적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 "당신의 대화 이력으로 성향을 분석해라"… 선을 넘은 '디지털 인성 검사'
사건의 발단은 평범해 보였던 한 기업의 면접 현장이었습니다. 전 직장 경력과 이직 사유 등 전형적인 질문이 오가던 중, 인사 담당자는 "지원자를 더 잘 파악하기 위한 새로운 방식"이라며 돌발적인 요구를 던졌습니다. 지원자의 스마트폰을 꺼내 챗GPT 앱을 켠 뒤, "내 이전 대화 기록들을 바탕으로 나의 행동 성향을 분석해 줘"라는 프롬프트를 입력해 보라고 지시한 것입니다.
면접관들은 이를 '디지털 인성 검사'의 일환으로 설명하며, 지원자의 사고방식과 평소 관심사를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절차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원자는 즉각 불쾌감을 느꼈습니다. AI와의 대화는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이며, 이를 타인과 공유하는 것은 심각한 사생활 침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지원자는 정중히 거절했으나 면접실의 분위기는 급격히 냉각되었고, 활기찼던 에너지는 사라진 채 면접은 30분도 안 되어 서둘러 마무리되었습니다.
➤ "혁신적 평가인가, 사생활 유린인가"… 기괴해진 채용 시장의 이면
해당 사연을 접한 대중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AI가 일상의 비서 역할을 하는 현대 사회에서 대화 기록을 공개하라는 것은 사실상 '개인 일기장'이나 '웹 검색 기록'을 면접관에게 제출하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입니다. 또한, 기업이 지원자의 거절 의사를 평가에 부정적으로 반영하는 태도는 구직자의 권리를 무시하는 고압적인 채용 문화의 단면이라는 비판도 거셉니다.
작성자는 "AI와 나눈 대화가 채용 평가의 일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 자체가 너무나 기괴하게 느껴진다"며 변해가는 세상에 대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번 사례는 AI 기술이 인간의 삶 깊숙이 들어온 시대에, 기술 활용의 효율성과 개인 정보 보호라는 가치가 어떻게 충돌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입니다. 채용 프로세스의 혁신이라는 명목하에 지원자의 '디지털 영혼'까지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용인될 수 있는지, 우리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할 무거운 질문을 남기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