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겪는 고충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한 지자체 공무원의 사연은 행정 현장의 냉혹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행정상의 선의가 오히려 악성 민원으로 돌아와 기물 파손과 경찰 출동까지 이어진 이번 사례는 많은 이들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습니다.
➤ "연휴 때 다 써놓고 왜 안 주냐니"… 앞당겨 지급된 수급비가 부른 비극
공개된 게시물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수급비 지급일의 변경이었습니다. 본래 매월 20일이 지급일이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의 명절 전 조기 지급 지령에 따라 이미 지난 13일에 모든 수급비가 지출 완료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조기 지급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한 중년 남성 민원인이 "왜 20일인데 돈이 들어오지 않느냐"며 항의 방문을 하면서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민원인은 연휴 동안 통장 잔고를 모두 소비한 상태였고, 20일에 추가로 돈이 들어올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담당 공무원이 이미 지급이 끝났음을 설명하자 민원인은 눈물을 흘리며 호소하다가, 이내 "통장에 3만 원밖에 없는데 어떻게 다음 달까지 사느냐"며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민원인은 공무원의 책상 위에 있던 3만 2천 원 상당의 텀블러를 바닥에 던져 파손시키는 폭력적인 행동까지 보였습니다.
➤ "텀블러 파손에 무단 흡연까지"… 공권력 투입으로 끝난 행정 현장의 민낯
상황은 팀장급 공무원들이 개입하면서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쌀이라도 가져가라며 달래는 팀장의 회유에도 불구하고 민원인은 오직 현금만을 요구하며 소란을 피웠습니다. 결국 건장한 체격의 다른 팀장이 경찰 신고를 언급하며 강하게 대응하자, 민원인은 읍사무소 입구에 자리를 깔고 앉아 담배를 피우는 등 막무가내식 행태를 이어갔습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한 후에야 소동은 일단락되었지만, 담당 공무원은 "퇴근 마렵다"라는 짧은 문장으로 깊은 무력감과 '현타(현실 자각 타임)'를 드러냈습니다. 누리꾼들은 "조기 지급이라는 배려가 누군가에게는 독이 되었다", "공무원의 개인 기물을 파손했는데 보상은 누가 해주느냐", "저런 민원인을 매일 상대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며 공무원의 처지에 깊은 공감을 보냈습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민원을 넘어, 공공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보호받지 못하는 행정 인력의 안전 문제와 사회적 안전망의 한계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