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힘 HIM(2025) 후기 - 뻔하지는 않지만 옳지도 않았던, 뭘 하고자 하는지 모를 스포츠 악마 호러

영화 힘 HIM(2025) 후기

조던 필이 연출한 게 아닌데 욕은 그가 다 먹는 영화

쿠팡플레이를 통해 봤다. '누구 제작' 같은 타이틀은 원래 굳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영화 힘은 좀 특이하게도 조던 필 감독 연출이 아닌데 그의 작품이라고 잘못 알려져 있다. 조던 필은 제작에 참여한 것이고 연출은 저스틴 티핑 감독이다. 좀 안타까워서 한 번 언급해본다.

일단 영화는 도대체 뭘 하고자 하는지 모르겠을 정도로 난해하다. 미식축구 유망주와 레전드 사이의 이상한 훈련을 다루고 있는데 자극적이기만 하고, 스포츠와 악마 호러의 결합 이야기가 딱히 매력적이지도 않았다. 뻔한 길을 가지 않은 건 맞지만 그렇다고 옳은 길도 아니었던 영화였다.

영화 힘 HIM(2025) 기본 정보

  • 감독: 저스틴 티핑
  • 장르: 스릴러, 공포, 스포츠물, 고어
  • 출연: 말론 웨이언스, 타이릭 위더스, 줄리아 폭스
  • 개봉일: 2025년 11월 26일 (대한민국)
  • 상영 시간: 96분

미식축구 리그 진출을 앞둔 유망한 쿼터백 캐머런 케이드(타이릭 위더스)가 정체불명의 인물에게 습격을 당해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다. 선수로서의 생명이 불투명해진 그에게 전설적인 쿼터백 아이제이아 화이트(말론 웨이언스)가 나타나 함께 훈련하자는 제안을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조던 필이 제작에 참여한 스포츠물 호러 영화다.

등장인물 — 마론 웨이언스의 연기만 건진 영화

캐머런 케이드 (타이릭 위더스)

미식축구 유망주인 주인공인데 야망이 너무 덜해 보인다. 최고의 스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으니 그 욕망이 파멸로 이어지는 과정에도 이입이 되지 않는다. 끼워 맞추기를 해야만 그럴싸한 영화라는 것부터 흥미가 마구 떨어지게 만든 캐릭터 설계였다. 괴한의 습격으로 부상을 당한 채 시작하는 초반 설정에 대한 떡밥 회수가 제대로 됐는지도 모르겠다.

아이제이아 화이트 (말론 웨이언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건진 부분이다. 코미디 연기로 널리 알려진 말론 웨이언스가 여기서 보여주는 연기가 꽤 인상적이었다. 전설적인 쿼터백이라는 설정에서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 캐릭터를 그나마 설득력 있게 소화했다. 이 배우가 없었다면 96분을 버티기 더 힘들었을 것 같다.

엘시 화이트 (줄리아 폭스)

줄리아 폭스가 등장하는데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선정적인 부분이 은은하게 들어가 있는데 이것도 굳이 싶었던 설정이었다.

좋았던 점들

마론 웨이언스의 예상 밖 연기

코미디 이미지가 강한 배우가 이런 역할을 소화하는 게 의외였다. 뻔하지 않은 캐스팅 선택이었고, 그 선택이 나름 통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영화 자체가 엉망인 상황에서도 말론 웨이언스가 등장하는 장면만큼은 집중하게 됐다.

완전히 뻔하지는 않은 방향성

스포츠 선수 성장 서사로 직진할 줄 알았는데 그렇게 가지 않았다. 뻔한 길을 선택하지 않은 것 자체는 인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스포츠 호러가 선택하는 클리셰적인 방향을 피하려 한 의도는 읽혔고, 내포된 이야기를 해석해보려는 시도 자체는 있었다.

스포츠 선수가 감당해야 할 부담감을 담으려 한 시도

가족 부양, 매니지먼트의 압박, 팬들의 기대에서 오는 심리적 부담감을 이야기에 녹이려 한 의도가 보이긴 했다.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해 괴물이 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스포츠 호러로 풀어내려는 방향성 자체는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였다. 실행이 따라주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아쉬웠던 점들

처음부터 끝까지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뭔 영화인가 싶은 감성이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진다. 처음에는 레전드 선수가 될 수 있었던 비밀인가 싶다가 갑작스럽게 악마 숭배 느낌으로 방향을 틀어버리는데 이 전환이 너무 급발진이었다. 뭘 보여주는 건지 모를 장면들이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96분 내내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이도저도 아닌 스포츠와 호러의 결합

미식축구 설정을 잘 살렸는지도 모르겠다. 스포츠 선수의 부담감이라는 소재를 애매한 호러와 결합하면서 이도저도 아닌 느낌이 되어버렸다. 스포츠 영화로 봐도 부족하고, 호러로 봐도 공포라고는 잔혹한 장면 몇 개뿐이라 장르적 재미가 없었다.

후반부의 과도한 급발진

후반부로 가면서 급발진이 너무 과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들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느낀 것도, 느낄 만한 것도, 직설적으로 다룬 것도 없는 설명만 긴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난해하기만 한 서사에 공포라고는 잔혹한 장면 몇 개뿐이라 더욱 재미가 없었다.

주인공의 부족한 야망과 이입 실패

최고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 파멸로 이어지는 이야기인데 주인공 캐릭터의 야망이 너무 덜해 보인다. 그 욕망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으니 이후 그가 겪는 심리적 혼란이나 변화에도 이입이 되지 않았다. 이야기의 핵심이 되어야 할 캐릭터의 동기가 설득력이 부족했다.

날짜별 소제목 구성의 의미 불명

날짜별로 각 훈련에 대한 큰 소제목을 넣어서 여러 장면을 보여주는데, 이 구성이 영화에 어떤 의미를 더하는지 모르겠다. 구조적인 장치처럼 보이지만 결국 이 구성이 이야기의 흐름을 더 명확하게 만들어주지는 못했다. 오히려 산만한 느낌만 더했달까.

재미없었다는 말 외에는 딱히 할 말이 없는 영화

'힘 HIM'은 뻔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옳지도 않았던 영화다. 내포된 이야기를 해석해보려 해도 재평가를 할 만한 작품인지 모르겠는 그냥 알 수 없는 영화였다. 조던 필이 제작에 참여했다는 타이틀로 기대를 했다면 실망이 클 수밖에 없고, 말론 웨이언스의 의외의 연기만 기억에 남는 96분이었다.

결론 및 최종 평점

뻔하지 않으려다 옳은 길도 못 찾은, 말론 웨이언스 연기만 건진 스포츠 호러.

평점: 1.8 / 5.0

  • 추천하는 분: 말론 웨이언스의 의외의 연기가 궁금한 분, 뻔하지 않은 방향의 스포츠 호러를 찾는 분, 조던 필 제작 영화를 챙겨보는 분
  • 비추천하는 분: 명확한 서사와 장르적 재미를 원하는 분, 공포 영화로서의 긴장감을 기대하는 분, 난해한 연출에 답답함을 느끼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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