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탈리티만 기다리며 보는 영화, 이번에도 그랬다
모탈 컴뱃 영화를 보는 이유는 하나다. 게임의 하이라이트인 페이탈리티가 얼마나 잔인하게 나올까 하는 기대. 코로나로 인해 흥행에 실패했지만 OTT에서 큰 사랑을 받으면서 해당 성적만으로 속편이 나온 특이한 케이스라서, 어쩌면 이번이 시리즈의 방향을 잡는 데 더 중요한 속편이기도 했다. 게임 속 인기 캐릭터 쟈니 케이지를 메인으로 내세웠는데, 정확히는 키타나와 공동 메인을 차지하면서 이야기가 좀 정신없이 흘러간다.
1편보다는 괜찮았다는 게 결론이다. 그렇다고 막 엄청 재밌다고 하기엔 특유의 맛이 그렇게 강했는지 잘 모르겠더라. 오로지 청불 게임 액션 기술 재현 정도의 영화로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영화 모탈 컴뱃 2(2026) 기본 정보
- 감독: 사이먼 맥쿼드
- 장르: 판타지, 액션
- 출연: 칼 어번, 아델라인 루돌프, 루이스 탄, 제시카 맥나미, 루디 린 외
- 개봉일: 2026년 5월 6일 (대한민국)
- 상영 시간: 116분
2021년 개봉했던 모탈 컴뱃의 후속작이다. 왕년의 할리우드 액션 스타 쟈니 케이지(칼 어번)가 지구의 운명을 짊어진 어스렐름의 전사로 낙점되어 모탈 컴뱃 토너먼트에 강제 투입되고, 에데니아의 공주 키타나(아델라인 루돌프)와 함께 궁극의 악 샤오 칸에 맞서는 이야기다. 1편의 캐릭터들과 이어지는 관계성이 있어서 1편을 보고 보는 게 더 맞는 것 같다.
등장인물 — 쟈니 케이지의 각성과 각자의 개성으로 싸우는 캐릭터들
쟈니 케이지 (칼 어번)
한물간 무술 고수 출신의 할리우드 스타라는 캐릭터 설정이다. 게임 속 쟈니 케이지의 기술을 아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볼 요소가 분명히 있는 캐릭터다. 다만 그 각성 서사에 흥미가 없다면 좀 웃기게 보일 만한 요소도 있고, 칼 어번이라는 배우를 이 캐릭터에 넣은 선택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은 영화 내내 들었다.
키타나 (아델라인 루돌프)
복수를 위해 칼날을 간 에데니아의 공주로 쟈니 케이지와 공동 메인을 맡았다. 두 캐릭터가 공동 메인이다 보니 각각의 서사가 깊어지질 않고 좀 난잡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아델라인 루돌프 자체의 존재감은 나쁘지 않았지만 캐릭터에 이입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기존 캐릭터들 (리우 캉, 콜 영, 소냐 블레이드 등)
1편의 메인 캐릭터들이 이번엔 비중이 줄어든 느낌이다. 1편의 관계성을 알아야 이들이 왜 이런 각오로 임하는지가 이해되는 구간들이 있어서, 내 기억에서 1편이 희미해진 상태에서 보니 관계성 파악이 좀 늦었던 것도 있다.
샤오 칸 (마틴 포드)
최종 빌런인데 처치하는 과정이 꽤 빈약한 흔한 반격 서사였다. 최종 빌런으로서의 압도감이 충분히 느껴지지 않았고, 클라이맥스의 긴장감이 기대보다 낮게 마무리됐다.
좋았던 점들
1편보다 격투 게임 정체성에 가까워진 전투들
1편보다는 확실히 각 캐릭터들의 전투를 더 많이 보여준다. 초능력을 구사하는 캐릭터, 강력한 무기를 쓰는 캐릭터, 신체 크기로 압도하는 캐릭터 등 각자의 개성으로 싸우는 맛이 살아있었고 격투 게임 같았다는 느낌은 1편보다 강했다. 게임 플레이 화면 같은 액션을 보여주는 장면도 있어서 게임을 아는 팬들이라면 건질 만한 요소가 분명히 있었다.
전편보다 덜 매니악해진 접근성
1편보다 좋았던 부분 중 하나가 좀 덜 매니악해진 느낌이다. 생각보다 가벼운 서사로 구성되어 있어서 1편을 보지 않아도 어느 정도는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 매니아들만을 위한 영화라는 느낌이 1편보다 줄었다는 점에서 모탈 컴뱃을 처음 접하는 관객에게도 진입 장벽이 낮아졌다.
쟈니 케이지 캐릭터의 게임 기술 재현
쟈니 케이지라는 캐릭터를 메인으로 내세운 선택 자체는 게임 팬들에게 흥미로운 카드였다. 게임 속 쟈니 케이지의 기술을 알고 있다면 그 재현 장면들에서 꽤 반응이 살아나는 구간들이 있었다. 오글거림 속에서도 나름 진짜 게임 같은 액션을 구현하려는 노력이 보이는 장면들이었다.
아쉬웠던 점들
기대보다 약했던 페이탈리티와 잔인함
이 영화를 보는 핵심 이유인 페이탈리티가 두 개 정도밖에 안 나오고, 오히려 잔인하게 느껴지는 건 1편이 더 했던 것 같다. 메인 캐릭터들에게는 대놓고 자비를 베푸는 모습도 그렇고, 상처 하나 크게 안 내는 장면들이 반복된다. 게임 속 장면들 모아보는 것보다 큰 쾌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난잡한 서사와 빈약한 최종 빌런 처치 과정
쟈니 케이지와 키타나가 공동 메인을 차지하면서 이야기가 좀 정신없다. 각자의 서사를 다 챙기려다 보니 둘 다 깊이가 부족해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종 빌런 샤오 칸을 처치하는 과정도 흔한 반격 서사 수준이라 클라이맥스의 긴장감이 떨어진다.
지나치게 어두운 전투 배경
전투 배경이 되는 장면들이 죄다 어둡다. 밝은 화면 느낌의 극장에서 보는 걸 그나마 추천하고 싶을 정도로 어두운 화면이 반복되면서 액션 장면의 선명함이 떨어진다. 어두운 화면에서 벌어지는 전투는 긴장감보다 답답함이 먼저 오는 경우가 많았다.
1편을 안 보면 놓치는 관계성
메인 서사 캐릭터가 바뀌니까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을 줄 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다. 1편의 캐릭터들 관계성을 봐야만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서사 완성이 되는 구간들이 꽤 있다. 1편이 기억에서 희미해진 상태로 보니 관계성 파악이 늦어지면서 초반 이입에 시간이 걸렸다. 속편이라는 걸 감안해도 이 부분은 좀 아쉬웠다.
사운드의 들쭉날쭉함
이건 상영관 문제였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대사가 크게 들린다거나 하는 사운드의 들쭉날쭉함이 있었다. 액션 영화에서 사운드는 몰입감에 직결되는데, 이게 왔다 갔다 하니 집중하다가 순간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1편보단 괜찮았던 속편, 그걸로 의미를 두어야겠다
'모탈 컴뱃 2'는 1편보다 격투 게임 정체성에 가까워졌다는 점에서 그나마 의미를 두는 영화다. 막 엄청 재밌다고 하기엔 부족하고, 페이탈리티도 기대보다 약했지만 각 캐릭터들의 개성으로 싸우는 맛은 분명히 있었다. 만약 속편이 나온다면 이야기를 만들려 하기보다는 여러 캐릭터를 보여주는 데 더 신경을 쓰는 방향이 맞는 것 같다. 모탈 컴뱃 팬이라면 건질 만한 요소가 있고, 팬이 아니라면 그냥 청불 게임 액션 재현 영화로 보는 게 맞다.
결론 및 최종 평점
페이탈리티는 아쉬웠지만, 1편보다 격투 게임다워진 건 맞다. 그걸로 만족.
평점: 2.8 / 5.0
- 추천하는 분: 모탈 컴뱃 게임 팬, 1편을 재밌게 본 분, 청불 게임 액션 재현 영화를 가볍게 즐기고 싶은 분
- 비추천하는 분: 1편보다 강렬한 페이탈리티를 기대하는 분, 탄탄한 서사와 긴장감 있는 클라이맥스를 원하는 분, 모탈 컴뱃 세계관에 이입이 없는 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