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편이 나올 만한 이야기가 아닌데 나온다 싶더니, 역시나였다
제작 발표 때부터 속편이 나올 만한 이야기가 아닌데 나온다 싶더니 결국 하고자 하는 건 했던 이야기의 무한 반복이었다. 1편과 같은 내용을 더 많은 인원으로, 아트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하나의 오락 영화로 풀어낸 속편이라 볼 수 있다. 참신한 소재에서 호평을 받았다면 그냥 그 영화 그대로 냅두는 게 좋다는 걸 또 한번 보여준 영화였다.
결과적으로 그들이 하는 행동에 이입을 못하고 난해함을 느끼니까 재미를 얻지 못했던 속편이었다. 그래도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식욕을 가지고 이 정도면 준수한 거긴 한데, 1편의 속편이라는 게 문제였다.
넷플릭스 영화 더 플랫폼2(2024) 기본 정보
- 감독: 갈데르 가스텔루-우루티아
- 장르: 스릴러, SF
- 출연: 밀레나 스미트, 호빅 쿠흐케리안, 나탈리아 테나, 오스카르 하에나다 외
- 공개일: 2024년 10월 4일 (넷플릭스)
- 상영 시간: 100분
2019년 스페인 영화 더 플랫폼의 후속작이자 프리퀄이다. 수직 구조로 된 감방에서 정체 모를 리더가 잔혹한 시스템에 자체적인 규범을 도입시키고, 이후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 수상한 배급 방식에 반기를 드는 이야기다. 1편의 주인공을 연상시키는 구성이지만 사실은 1편 이전 이야기라는 프리퀄 형식을 띠고 있다.
등장인물 — 감정 변화가 너무 급격해서 몰입이 안 됐다
페렘푸안 (밀레나 스미트)
정말로 충동적인 여주인공으로, 너무 극단적으로 감정적으로 행동해서 당황스러웠다. 감정 변화가 너무 급격해서 몰입을 할 수가 없었던 캐릭터다. 하고자 하는 역할은 이해하겠는데 그 행동들에 이입이 되지 않으니 영화 전체의 몰입도가 함께 떨어졌다.
사미아틴 (호빅 쿠흐케리안)
가만 보니 귀엽게 느껴지기까지 했던 남주인공이었다. 이 캐릭터에 대한 비밀이 감춰진 채로 진행되는 방식이 흥미롭게 보일 수도 있었지만, 결국 그 비밀에 대한 이야기를 충분히 풀어주지 않으면서 마무리됐다.
1편 등장인물들 (트리마가시, 고렝그, 이모기리 등)
프리퀄 형식인 만큼 1편에 등장했던 인물들이 나온다. 속편이라는 연결 장치로 활용됐는데, 개인적으로는 놀랍거나 하지는 않았다. 연결점 하나만을 믿고 돌아온 느낌이랄까.
좋았던 점들
1편보다 확실히 오락적으로 풀어낸 방식
1편은 난폭함이 나올 때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고 서서히 빌드업을 했다면, 이 영화는 참을성 없이 냅다 진입한다. 1편보다 빠르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오락적 요소가 강해진 건 확실하다. 공포 영화나 스릴러 장르에서 빠른 전개를 선호하는 분들에게는 이 방향이 더 맞을 수도 있다.
난폭함이 강해지고 볼거리가 많아진 점
변수를 두거나 조금 더 난폭해져서 볼거리는 많아졌다. 피도 많이 나오고 자극적인 장면들의 밀도가 높아진 건 속편으로서 스케일을 키우려 한 시도였다. 장르 팬들 입장에서는 그 부분만큼은 1편보다 강도 높게 즐길 수 있는 요소다.
식욕이라는 소재 자체가 가진 힘
인간의 3대 욕구 중 하나인 식욕을 소재로 한 세계관 자체는 여전히 흥미롭다. 1편의 속편이라는 게 문제였을 뿐, 이 소재 하나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집중력을 유지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수직 구조의 감방이라는 설정 자체가 가진 압박감은 이번 편에서도 유효하게 작동했다.
아쉬웠던 점들
했던 이야기의 무한 반복
가장 크게 아쉬운 부분이다. 같은 소재에 규칙에 변화를 주지 못하니까 처음부터 그들이 생활 패턴에 방식을 정한 설정으로 진행된다. 결과적으로 엔딩을 향해서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주는 건 즐거움이 아니라는 걸 알려주기에 이도저도 아닌 속편이 된 것 같다.
급격한 감정 변화로 인한 몰입 실패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가 너무 급격해서 몰입을 할 수가 없었다. 위아래 층끼리 연락망으로 정보를 공유하면서 살아간다고 하지만, 행동의 이유가 충분히 납득되지 않는 순간들이 반복됐다. 이들의 행동에 이입을 못하니 영화의 메시지도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
1편과 앞뒤가 맞지 않는 프리퀄 설정
프리퀄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는데, 딱히 1편과 앞뒤가 맞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속편이라는 장치가 있긴 한데 연결점 하나만을 믿고 돌아온 느낌이 강했고, 1편을 봤다고 해서 이 영화를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가장 궁금했던 질문에 여전히 답이 없다
1편에서도 그랬지만 이 실험을 왜, 누가, 무엇을 위해 진행하는지는 절대 알려주지 않는다. 그냥 그들만의 하늘에서 음식이 내려오는 리그라는 이야기. 속편에서라도 이 부분을 건드려줬다면 시리즈로서의 의미가 생겼을 텐데, 그 궁금증을 또 한 번 외면하고 끝났다.
신선한 소재는 냅두는 게 좋다는 걸 또 한번 보여준 속편
'더 플랫폼2'는 참신한 소재에서 호평을 받았던 1편을 굳이 건드린 결과물이다. 1편보다 오락적이어졌고 볼거리도 많아졌지만, 그게 이 영화를 더 좋은 영화로 만들어주지는 않았다. 약간의 연결점 하나만을 믿고 돌아온 진정한 급식 배식 전쟁의 속편. 신선한 소재는 그냥 냅두는 게 좋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영화였다.
결론 및 최종 평점
1편의 참신함은 사라졌고, 했던 이야기를 반복했다. 볼거리는 늘었지만 이입은 안 됐다.
평점: 2.3 / 5.0
- 추천하는 분: 1편을 재밌게 본 후 연결 이야기가 궁금한 분, 빠른 전개의 스릴러를 선호하는 분, 자극적인 볼거리를 원하는 분
- 비추천하는 분: 1편의 참신함과 깊이 있는 메시지를 기대하는 분, 주인공의 행동에 납득 가능한 동기를 원하는 분, 이 실험의 배경에 대한 답을 기대하는 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