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통의 가족(2024) 후기 -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배우들이 하드캐리한 부모의 딜레마

영화 보통의 가족(2024) 후기

보통의 기준은 모두 다르지만, 자식 앞에서 부모는 결국 흔들린다

보통의 기준점은 모두 다르겠지만 이 영화는 관객에게 가장 추구하는 보통의 모성애와 부성애의 딜레마를 묻는다. 상류층이든 일반층이든, 결국 자식 앞에서 모든 부모는 약해지려나. 부모가 되면 부모의 마음을 안다고들 하지만 자식의 마음은 세대를 아무리 걸쳐도 가장 모르는 법이다.

감싸든 감싸지 않든, 네 명의 배우가 선보이는 가지각색의 부모로서의 행동과 선택은 영화 속 허점이 많아 몰아치는 감정선을 이해하지 못할 수준이지만 그럼에도 충분한 재미를 주는 영화였다. 나는 부모가 아니라 그런지 감정선의 급격한 변화를 납득하기 힘들었지만, 당신이라면 어떤 입장일까요라는 질문 하나가 꽤 충격을 선사해주는 영화였다.

영화 보통의 가족(2024) 기본 정보

  • 감독: 허진호
  • 장르: 드라마, 범죄, 스릴러, 가족
  • 출연: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외
  • 개봉일: 2024년 10월 16일
  • 상영 시간: 109분

해외에서 여러 차례 만들어진 바 있는 더 디너의 한국판 리메이크 영화다.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두 형제와 그들의 아내, 네 명이 아이들의 범죄 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신념과 본능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다. 식사 자리를 중심으로 이들의 감정선이 요동치는 구성이 특징이다.

등장인물 — 각자의 가치관에서 자식을 대하는 마음이 달랐다

양재완 (설경구)

철저하게 차갑고 직업 정신만 가득할 것 같은 인물인데, 딸바보로서의 부성애 감정선이 조금 갑작스럽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점잖게 잘 표현된 것 같았다. 설경구라는 배우가 가진 묵직함이 이 캐릭터를 살아있게 만든 핵심이었다.

양재규 (장동건)

4명 중 가장 호불호를 유발할 것 같은 부성애를 선보인 캐릭터다. 리뷰를 작성하는 현재까지도 이 캐릭터의 감정선을 가장 이해하지 못하겠는데, 조금 더 거친 감정선을 표현해줄 배우가 연기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조금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랄까.

이연경 (김희애)

봉사 정신이 남다르다 못해 눈물까지 흘리는 소름 끼치는 모성애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 너무 평화로워서 무서운 이 영화에서 평화로운 척하는 게 가장 무겁게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김희애라는 배우가 이 캐릭터를 얼마나 무섭게 소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장면들이 인상적이었다.

지수 (수현)

가장 이상적으로 보이면서 겉도는 듯한 인물인데, 중심을 잘 잡아줬다. 새엄마라는 설정 말고도 식사 자리에서 보여주는 모습으로 캐릭터를 잘 잡아준 것 같아서 좀 놀랐다. 네 인물 중 유일하게 가장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이 캐릭터가 영화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좋았던 점들

배우들의 하드캐리

영화 속 허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몰입을 이끌어냈다. 각자 서로 다른 부모로서의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모두 달랐고, 그 차이가 이 영화를 단순한 가족 드라마가 아닌 딜레마의 영화로 만들어줬다.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이야기 속에서도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충분히 몰입을 이끌어낸 영화였다.

식사 자리를 알차게 활용한 연출

원작과 동일한 제목으로도 알려졌던 만큼 저녁 식사 자리를 알차게 활용한다. 마치 밥 한 끼 해요라는 한국 특유의 인사치레처럼, 온갖 이야기가 오가는 가족 모임 식사 자리에서 감정선들이 크게 바뀌는 방식이 잘 작동했다. 너무 평화로워서 무섭다는 말이 나올 만큼 평화로운 척하는 긴장감을 식사 자리라는 공간으로 잘 표현했다.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 하나의 무게

자식이 아닌 본인을 위한 선택으로 보일 수도, 자식을 위한 선택일 수도 있는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이야기 속에서 남는 건 오로지 단 하나다. 당신이라면 어떤 입장일까요? 이 질문이 꽤 충격을 선사해주는 영화였고,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한참 동안 이 질문이 머릿속에 남았다.

수현 배우의 균형 잡힌 존재감

네 인물 중 가장 겉도는 듯하면서도 중심을 잘 잡아준 캐릭터였다. 새엄마라는 설정 말고도 식사 자리에서 보여주는 모습으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표현한 게 좀 놀라웠다. 가장 이상적으로 보이는 동시에 가장 냉정한 시선을 유지하는 이 인물이 이 영화의 균형추 역할을 해줬다.

아쉬웠던 점들

몰아치는 감정선의 납득 어려운 전개

허점이 많아 몰아치는 감정선을 이해하지 못할 수준의 구간들이 있었다. 특히 장동건 캐릭터의 감정선이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고, 뜬금없는 전개로 인한 탓인지 배우의 감정선 문제인지 잘 모르겠지만 납득이 잘 가지 않는 전환들이 있었다.

장동건 캐릭터의 어울리지 않는 옷

조금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 계속 들었다. 조금 더 거친 감정선을 표현해줄 배우가 이 역할을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남는다. 장동건이라는 배우가 나쁜 게 아니라 이 캐릭터와의 조합이 아쉬웠던 케이스였달까.

부모의 심정에 이입이 안 된 관객 입장의 한계

나는 부모가 아니라 그런지 감정선의 급격한 변화를 납득하기 힘들었다. 부모가 되면 다 이해될 수 있는 이야기라는 건 알겠는데, 그 공감대 없이 보면 인물들의 선택이 과하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이게 영화의 문제라기보다는 보는 관객의 입장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영화라는 뜻이기도 하다.

수현을 제외한 인물들의 평화로운 척이 답답하게 느껴지는 구간

상황이 역전되거나 하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고, 평화로운 척하는 긴장감이 답답함으로 전환되는 구간이 있었다. 너무 평화로워서 무섭다는 감각이 잘 작동할 때는 좋은데, 그 감각이 무뎌지는 순간부터는 이야기가 조금 루즈하게 느껴졌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 그 말이 결국 떠오르는 영화

'보통의 가족'은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충분히 몰입을 이끌어낸 영화다. 허점이 많고 감정선의 급격한 변화가 납득이 어려운 순간들이 있지만,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 하나가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 남는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라는 말이 결국 생각날 정도로, 이들이 보여준 평화로운 척하는 가족의 모습이 무섭게 느껴지는 영화였다.

결론 및 최종 평점

배우들이 하드캐리했고,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라는 질문이 오래 남는 가족 딜레마 영화.

평점: 3.3 / 5.0

  • 추천하는 분: 설경구·김희애·수현의 연기가 보고 싶은 분, 부모와 자녀 사이의 딜레마를 다룬 영화에 관심 있는 분, 식사 자리라는 공간에서 감정선이 요동치는 서사를 좋아하는 분
  • 비추천하는 분: 탄탄한 개연성과 납득 가능한 감정선을 원하는 분, 부모의 입장에 이입이 어려운 분, 장동건 캐릭터의 감정선에 기대가 큰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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