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마존 활명수(2024) 후기 - 웃기지도 못하면서 눈물 유도, 시대를 거꾸로 파악한 오버 코미디

영화 아마존 활명수(2024) 후기

예고편에서부터 느껴온 노잼의 향기, 영화 내에서도 강하게 퍼졌다

예고편에서부터 진하게 느껴왔던 노잼의 향기는 영화 내에서도 계속 강하게 퍼졌다. 감동 없이는 웃길 자신도 없다는 걸 대놓고 티내는 영화인데, 문제는 웃기지도 않더라. 피식 말고는 한 번도 웃지 못한 것 같다. 코드가 잘 맞으면 웃길 영화인데 모르겠다. 지금은 2000년대가 아니라 2020년대니까. 코미디 영화 짤 때 코미디언 분들한테 자문을 구하는 게 어떤가 싶을 정도랄까.

메시지가 꽤 짙은 영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웃기지도 못한 코미디 영화가 눈물을 유도하려 하는 방식이 진짜 아닌 것 같다. 코미디 영화에서 눈물 포인트를 또 다른 웃음으로 승화하는 게 진정한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하는데, 시대를 너무 거꾸로 파악한 영화라서 그저 당황스럽기만 했다.

영화 아마존 활명수(2024) 기본 정보

  • 감독: 김창주
  • 장르: 코미디, 스포츠, 어드벤처
  • 출연: 류승룡, 진선규, 염혜란, 고경표 외
  • 개봉일: 2024년 10월 30일 (대한민국)
  • 상영 시간: 113분

전 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였지만 구조조정 1순위 신세인 진봉(류승룡)이 회사에서 준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아마존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고,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함께 이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향하는 이야기다.

등장인물 — 모두가 너무 과했고, 이순원 배우만 숨통을 트이게 했다

조진봉 (류승룡)

출연진 중 가장 너무 과한 연기를 보여줬다. 웃음을 주기 위한 의도인 건 알겠는데, 두 눈 뜨고 못 볼 정도로 오버해서 내가 다 안타깝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류승룡이라는 배우가 가진 존재감은 분명히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그 존재감이 오버 연기 속에 묻혀버렸다. 그렇게라도 안 했으면 더 심각했을 영화라는 게 문제이지만.

빵식 (진선규)

웃음을 가장 열심히 주려고 노력하는 캐릭터인데, 캐릭터 설정 자체가 인종차별로 보일 듯한 느낌이 있어서 좀 거부감이 있었다. 그런 선입견 탓인지 그렇게 인상 깊은 느낌은 들지 않았고, 류승룡의 과한 오버 연기에 비교해서 그나마 피식 포인트를 잡긴 했다.

정환 (이순원)

배역 등록조차 안 되어있는 인물인데,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숨통을 트이게 해준 배우다. 영화 검색에 이름조차 등록되지 않은 이순원 배우에게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배역 등록도 안 되어있는 건 너무하지 않나 싶기도 하고.

볼레도르 양궁 3인방 (시카, 이바, 왈부)

아마존 전사 3인방이라는 설정 자체는 흥미로울 수 있는 카드인데, 활용 방식이 아쉬웠다. 이들을 통해 활명수라는 소재를 잘 살렸는지도 모르겠다.

좋았던 점들

이순원 배우의 존재감

모든 출연진들이 하나같이 과한 상황에서 이순원 배우가 그나마 숨통을 트이게 해줬다. 특별한 활약이 있었다기보다 다른 배우들의 과한 오버 연기 속에서 상대적으로 자연스러운 존재감을 발휘한 것만으로도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됐다. 배역 등록도 안 되어있는 게 더 억울할 만큼.

후반부 경기 장면의 스포츠 연출

활 관련된 경기 장면들 자체는 나름의 볼거리가 있었다. 어중간하게 만들어진 영화 안에서도 양궁 경기 연출만큼은 가장 공을 들인 구간이었고, 후반부 경기 진행 장면에서 그나마 영화를 보는 이유가 생기는 순간이 있었다.

짙은 메시지를 담으려 한 시도 자체

웃기지 못한 코미디 영화에서 메시지를 담으려 한 시도 자체가 나쁘지 않았다. 후반부 경기가 진행되는 장소와 대결 팀만 봐도 아주 적나라한 메시지가 있는데, 그 의도만큼은 읽혔다. 실행이 따라주지 못했을 뿐이지 하고 싶은 말 자체는 있었던 영화라는 게 그나마 위안이랄까.

아쉬웠던 점들

두 눈 뜨고 못 볼 수준의 오버 연기

영화를 살리기 위한 건지 디렉팅이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배우들의 오버 연기가 내가 다 안타깝게 느껴질 정도였다. 이걸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보는 내가 다 난감하고 뻘쭘할 지경이었다. 같은 결로 오버 연기를 선보였지만 그나마 진선규에게서 피식 포인트를 잡은 것 말고는 류승룡의 오버 연기는 특히 너무 심했다.

요란한 화면 전환과 최악의 CG

같은 장면을 다른 구도로 많이 찍었는지 그 컷들을 자랑하기 위해 요란한 화면 전환들을 보여주는데, 한마디 툭 뱉는 상황에서도 앞에서 찍은 장면, 옆에서 찍은 장면을 연달아 보여주는 게 되게 당황스러웠다. 거기에 CG는 최악 수준이었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니 영화의 완성도가 더욱 처참하게 느껴졌다.

웃기지도 못하면서 눈물을 유도하는 방식

코미디 영화가 눈물 포인트를 또 다른 웃음으로 승화하는 게 진정한 코미디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웃기지도 못한 상태에서 감동으로 때우려 한다. 어중간하게 웃기고 어설프게 메시지를 넣을 거면 시도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를 너무 거꾸로 파악한 방식이었다.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아이디어를 날로 먹은 느낌의 설정

이정도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보고 대충 아이디어를 얻은 느낌으로 다가가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설정으로만 날로 먹으려 한 영화가 만들어진 것 같다. 연출에서도 특별한 점 하나 못 느꼈고, 활명수라는 소재를 그렇게 잘 살렸는지도 모르겠다. 올드함은 어쩔 수 없이 따라다녔고, 2020년대 관객에게 2000년대 코드를 들이민 결과물이었다.

예고편 보고 웃으신 분들만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아마존 활명수'는 내가 준 이 점수마저 후하게 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다. 예고편이 코미디 톤 그대로 가니까 예고편 보고 웃으신 분들만 보시는 것을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 피식 말고는 한 번도 웃지 못한 113분이었고, 이순원 배우에게만 찬사를 보내고 영화관을 나온 것 같다.

결론 및 최종 평점

피식 한 번 못 웃겼고, 이순원만 건졌다. 시대를 거꾸로 파악한 2020년대 오버 코미디.

평점: 1.9 / 5.0

  • 추천하는 분: 예고편을 보고 웃음이 나왔던 분, 류승룡·진선규 배우의 팬으로 필모그래피를 챙기는 분
  • 비추천하는 분: 제대로 된 코미디 영화를 기대하는 분, 올드한 개그 코드와 오버 연기에 피로감을 느끼는 분, 113분이 아깝게 느껴질 것 같은 분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