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다람이 무비(2024) 후기 — 스폰지밥을 놓아줘, 추억을 이렇게 망치면 안 된다

넷플릭스 영화 다람이 무비(2024) 후기

스폰지밥을 놓아줘, 제발

제목부터 다람이를 내세웠으니 조금은 다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겠지 했는데, 결국은 스폰지밥 안의 다람이였다. 스폰지밥이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영화이기도 하고, 도대체 뭐가 문제여서 이 꼴이 났을까 싶은 그런 영화다.

성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림판 수준의 CG에 두 눈을 의심하게 됐다. 유치하다 못해 우스꽝스러운 퀄리티로 돌아왔고, 추억으로 보기엔 너무나도 많은 것을 망쳐버렸다. 스폰지밥을 놓아줘라고 애원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나마 뚱이 덕에 한 번 웃어서 점수를 조금이나 남겨볼 수 있었다.

넷플릭스 영화 다람이 무비 비키니 시티를 구하라(2024) 기본 정보

  • 감독: 리자 존슨
  • 장르: 애니메이션, 코미디
  • 출연 (성우): 캐럴린 로런스, 톰 케니, 빌 파거바키, 미스터 로렌스, 완다 사이크스 외
  • 공개일: 2024년 8월 2일 (넷플릭스)
  • 상영 시간: 1시간 26분

어느 날 누군가가 비키니 시티를 통째로 바다에서 퍼내 간다. 다람쥐 과학자 다람이가 도시를 구하겠다고 나서고, 친구 스폰지밥과 함께 텍사스로 모험을 떠나는 이야기다. 니켈로디언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스핀오프 영화로 다람이를 주인공으로 한다.

등장인물 — 다람이가 주인공인데, 다람이가 한 게 없다

다람이

제목에 이름이 걸린 주인공인데, 막상 영화 안에서 다람이가 한 게 뭔지 생각해보면 딱히 없다. 갑자기 밝혀지는 다람이 가정사와 가족 일원들이 활약하는 구조여서, 정작 주인공인 다람이와 스폰지밥이 직접 한 것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제목에 다람이를 내세운 이유가 영화를 보면 볼수록 더 의문스러워진다.

스폰지밥

다람이 영화인데 사실상 스폰지밥이 주인공이나 다름없는 비중으로 등장한다. 이 부분이 이 영화의 정체성 자체를 흔드는 문제로 이어진다.

뚱이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한 번 웃게 만들어준 인물이다. 뚱이가 1시간 동안 콘서트하고 노래 부르는 모션으로만 만들었어도 더 재밌고 사랑스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영화에서 가장 쓸 만한 캐릭터였다.

악당 캐릭터들

악당이랍시고 등장한 인물들이 너무 충격적이다. 그냥 화난다는 말 말고는 더 할 말이 없는 수준이었다. 악당으로서의 위협감도, 스토리에서 의미 있는 역할도 찾기 어려웠다.

좋았던 점들

뚱이 덕분에 한 번은 웃었다

이 영화에서 가장 확실하게 건진 부분이다. 뚱이라는 캐릭터 특유의 매력이 이 영화 안에서도 살아있는 순간이 있었고, 그 순간 하나 덕분에 점수를 완전히 바닥으로 내리지 않을 수 있었다. 이 한 번의 웃음이 이 영화의 유일한 성과라는 게 슬프지만, 그래도 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겠다.

원작 캐릭터들이 그대로 등장한다는 반가움

스폰지밥, 뚱이, 징징이, 집게사장, 플랑크톤 등 원작 비키니 시티 주민들이 모두 등장한다. 완성도와는 별개로, 그 얼굴들을 다시 만난다는 것 자체에서 오는 반가움은 있다. 어릴 때 스폰지밥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그 반가움만큼은 느낄 수 있다.

기존 애니메이션보다는 덜 기괴하다

원작 애니메이션에 비해 기괴하고 잔인하고 흉측한 요소들을 빼고 오로지 유치함과 웃음을 향해 달려가는 방향은 적어도 선택했다. 그 방향 자체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영화로서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다. 결과물이 문제였을 뿐이다.

아쉬웠던 점들

CG 퀄리티가 그림판 수준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이다. 성의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림판 수준의 CG가 두 눈을 의심하게 만든다. 전문 작업자가 한 게 맞나 싶을 정도의 형편없는 CG 기술이 영화 내내 이어진다. 의도한 부분이라고 하더라도 이 수준은 납득하기 어렵다. 넷플릭스 극장판이 이러면 진짜 너무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실사와 그래픽 사이의 이질감이 심하다

스폰지밥 극장판이 3D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이번 영화를 보면서 더 확고해졌다. 특히 억지 연기를 선보이는 실사 배우들이 출연하는 장면들에서 실사와 그래픽 사이의 이질감이 유독 강하게 느껴진다. 이 이질감이 이전에는 이 정도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영화에서 유독 심하게 느껴졌다.

다람이가 주인공인데 다람이가 한 게 없다

제목에 이름이 걸린 주인공의 활약이 거의 없다는 게 이 영화의 구조적 문제다. 다람이가 비키니 시티를 구한 건지, 스폰지밥이 구한 건지, 가족들이 구한 건지도 애매하다. 주인공으로서의 서사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채 가족 에피소드로 대체되는 방식이 납득되지 않는다.

웃음 코드가 어디서 웃어야 할지 모르는 수준이다

웃기겠다고 넣은 건지 기괴함을 추가하려 한 건지 알 수 없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어디서 웃어야 할지도 모르겠는 상황이 반복되는데, 이 정도면 에피소드 작가를 새로 교체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유치함 자체는 감안할 수 있어도, 웃음의 방향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은 문제는 감안하기 어렵다.

어릴 적 스폰지밥은 안 그랬는데

가장 근본적인 아쉬움이다. 어릴 적에 봤던 스폰지밥은 성인이 돼서 다시 봐도 재밌는 애니메이션이었다. 비슷한 시대의 애니메이션들 중에 성인이 돼서 봐도 재밌는 작품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 스폰지밥이 가고 있는 방향은 분명히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극장판들이 꾸준히 나오는 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비키니 시티를 사랑하기 때문인데, 그 사랑을 이런 방식으로 돌려주는 건 아니다.

다람이가 텍사스 그리워하듯, 나는 과거의 비키니 시티가 그립다

다람이 무비를 보고 나서 드는 감상이 딱 하나다. 앞으로는 과거의 비키니 시티만을 그리워하면서, 다람이가 텍사스를 그리워하며 울부짖듯이 울어야 하는 건가 싶다.

추억이 가득한 비슷한 영화들을 돌아보면 성인이 돼서 봐도 재밌는 애니메이션들이 훨씬 많다. 스폰지밥은 진짜 길을 잘못 가고 있는 게 분명하다. 이번 극장판이 그 증거다. 그림판 수준의 CG, 주인공이 아무것도 안 한 결말, 웃기지 않은 개그, 이질감 가득한 실사 장면들. 이 모든 것을 겪고 나서도 뚱이 덕에 한 번 웃었다는 게 이 영화의 전부였다.

결론 및 최종 평점

그림판 수준 CG에 성의 없는 각본, 스폰지밥을 놓아줘라고 애원하게 만드는 영화.

평점: 1.3 / 5.0

  • 추천하는 분: 어린 자녀가 스폰지밥 캐릭터를 좋아해서 함께 보고 싶은 분, 넷플릭스에서 배경처럼 틀어놓을 영화가 필요한 분
  • 비추천하는 분: 어릴 적 스폰지밥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은 분, 완성도 있는 애니메이션을 기대하는 분, 다람이가 주인공답게 활약하는 영화를 기대한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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