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단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와 관계에서의 기준

처음에는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던 행동이 어느 순간부터 눈에 거슬릴 때가 있습니다. 연애 초반에는 조금 덤벙대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는데, 함께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친구나 가족처럼 오래 알고 지낸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는 넘길 수 있었던 습관이 어느 날부터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상대방의 단점을 발견했다는 이유만으로 관계가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가까워질수록 서로의 생활 방식과 성향을 자세히 알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여기에서 한 가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단점을 받아들이는 것과 내가 계속 불편함을 참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성격이나 습관의 차이는 조정할 수 있지만, 관계에 지속적으로 피해를 주는 행동까지 무조건 이해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워질수록 상대방의 단점이 크게 보이는 이유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는 좋은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서로에게 보여주는 모습도 조심스럽고, 생활 습관이나 사소한 성향까지 알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관계가 가까워지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서로의 일상적인 행동을 반복해서 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처음에는 몰랐던 차이가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은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는 편이고 다른 사람은 시간을 맞춰 도착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 사람은 집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은 어느 정도 어질러진 상태를 편안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이런 차이는 누가 맞고 틀린 문제라기보다 생활 기준이 다른 것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문제는 상대방의 행동 자체보다 그 행동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차이였던 것이 반복되면서 생활에 불편을 만들면 단순한 성향 차이로 넘기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단점을 받아들이기 전에 먼저 살펴볼 것은 "내가 싫어하는 행동인가?"보다 "이 행동이 관계에 실제로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가?"입니다.

성격 차이와 관계의 문제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상대방의 모든 단점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면 관계가 쉽게 피곤해질 수 있습니다.

말수가 적은 사람에게 계속 더 많이 표현하라고 요구하거나,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왜 항상 함께하지 않느냐고 묻는 것처럼 상대방의 기본적인 성향까지 바꾸려고 하면 서로에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원래 저런 사람이니까"라는 이유로 모든 행동을 받아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닙니다.

구분하기 어려울 때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볼 수 있습니다.

  • 단순히 나와 취향이나 생활 방식이 다른 것인가?
  • 같은 행동이 반복되면서 실제로 불편이나 피해가 생기는가?
  • 상대방도 내가 불편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 이야기를 나눈 뒤 서로 조정할 여지가 있는가?
  • 한 사람만 계속 참고 있어야 관계가 유지되는가?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다른 것은 생활 습관의 차이일 수 있습니다. 서로의 생활에 큰 피해가 없다면 굳이 같은 방식으로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반면 함께 사용하기로 한 공간을 한 사람만 계속 정리하거나, 중요한 약속을 반복적으로 지키지 않아 상대방이 계속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단점이니까 이해해야 한다"는 말보다 관계에서 조정해야 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받아들일 수 있는 단점에도 나만의 기준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단점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흔히 생기는 문제는 자신의 불편함을 무조건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받아들인다는 것은 반드시 좋아한다는 뜻도 아니고, 계속 참겠다는 뜻도 아닙니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말을 조금 직설적으로 하는 성격이라면 내가 그 표현 방식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직설적인 표현을 문제라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그 말투 때문에 내가 반복적으로 상처를 받고 있다고 이야기했는데도 상대방이 이를 가볍게 여기거나 같은 행동을 계속한다면 단순한 성격 차이로만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점의 종류보다 반복되는 과정입니다.

한 번의 실수와 반복되는 행동은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같은 행동이 계속되고, 그로 인해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불편을 겪는다면 관계 안에서 이야기를 나눌 이유가 생깁니다.

특히 상대방에게 자신의 불편함을 이야기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도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상대방의 단점을 바꾸려고 할수록 관계가 피곤해질 수 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방이 조금만 바뀌면 관계가 더 편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습니다.

처음에는 부탁으로 시작하지만 같은 이야기가 반복되면 잔소리가 되고, 상대방의 행동을 하나씩 지적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왜 또 그렇게 했어?"

"그런 습관은 좀 고치면 안 돼?"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이런 말이 반복되면 처음에는 행동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이 어느 순간 사람 자체에 대한 평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의 단점을 여러 개 모아서 이야기하면 문제 해결보다는 방어적인 반응을 불러오기 쉽습니다.

그래서 정말 조정이 필요한 행동이 있다면 모든 단점을 한꺼번에 고치려고 하기보다 관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한 가지부터 이야기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예를 들어 집안 정리 문제로 계속 부딪힌다면 상대방의 성격 전체를 문제 삼기보다 "공용 공간에 사용한 물건은 사용 후 제자리에 두자"처럼 행동의 범위를 좁히는 방식입니다.

사람을 바꾸려 하기보다 함께 생활하는 방식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불편한 점을 말할 때는 사람보다 행동을 이야기한다

상대방의 단점을 이야기해야 하는 순간에는 표현 방식도 중요합니다.

"너는 원래 너무 무책임해."

"너는 항상 이기적이야."

이런 말은 상대방의 성격 전체를 판단하는 표현이 됩니다.

반대로 구체적인 행동을 이야기하면 상대방도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 약속을 잡았는데 상대방이 자주 늦는 상황이라면

"너는 시간 개념이 없는 것 같아."

라고 말하기보다

"약속 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일이 반복되니까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조금 힘들어. 늦을 것 같으면 미리 알려줄 수 있을까?"

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에서는 상대방의 성격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어떤 행동이 있었고, 그 행동 때문에 내가 어떤 불편을 느꼈으며, 앞으로 무엇을 바라는지만 전달합니다.

물론 이렇게 이야기한다고 상대방이 반드시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어도 문제의 범위를 분명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단점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때 스스로 확인해볼 것

가끔은 상대방의 행동보다 내가 가진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한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정리정돈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상대방도 같은 수준의 깔끔함을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내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는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불편한 행동을 발견했을 때 다음 네 가지를 순서대로 생각해보면 좋습니다.

첫째, 이 행동이 실제로 나에게 피해를 주는가?

단순히 내 취향과 다르다는 이유인지, 생활에 실제 불편이 생기는지 구분합니다.

둘째, 일시적인 행동인가 반복되는 행동인가?

한두 번의 실수라면 조금 다르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 상대방이 내 불편함을 알고 있는가?

상대방이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넷째, 이야기했을 때 조정하려는 태도가 있는가?

완벽하게 바뀌는 것보다 서로의 생활을 맞추려는 태도가 있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네 가지를 생각해보면 "그냥 내가 참아야 하나?"와 "이 부분은 한번 이야기해봐야 하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실제 관계에서는 '수용'과 '조정'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예를 들어 한 커플 중 한 사람은 주말마다 외출하고 싶어 하고 다른 사람은 집에서 쉬고 싶어 한다고 해봅시다.

외출을 좋아하는 사람이 상대방의 성향을 무조건 고치려고 하면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집에 있고 싶은 사람이 매번 상대방의 요구에 맞춰 밖으로 나가야 한다면 역시 불편함이 쌓일 수 있습니다.

이때는 한 사람의 성향을 없애는 것보다 생활 방식을 조정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A: 나는 주말마다 집에만 있으면 답답한 느낌이 들어.

B: 나는 일주일 동안 바빠서 주말에는 쉬고 싶은 편이야.

A: 그럼 하루는 각자 쉬고 하루는 같이 나가는 건 어때?

B: 그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아.

이처럼 서로의 성향을 완전히 바꾸지 않고도 접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관계에서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모든 단점을 좋아하게 되는 일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부분 중에서 그대로 두어도 되는 것과 함께 조정해야 하는 것을 구분하는 과정에 더 가깝습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모든 차이를 없앨 필요는 없다

상대방의 단점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반드시 관계가 나빠졌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의 생활을 자세히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차이를 발견하는 과정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차이를 발견한 뒤 어떻게 바라보느냐입니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고치려고 하면 상대방에게 지나친 변화를 요구하게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관계에 실제로 피해를 주는 행동까지 무조건 참으면 한 사람의 불편함이 계속 쌓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의 단점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수용과 조정 사이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취향이나 성향처럼 서로 달라도 괜찮은 부분은 인정하고, 반복적으로 불편을 만드는 행동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며, 서로 조정할 수 있는 범위를 찾아가는 것입니다.

좋은 관계라고 해서 서로의 단점이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차이를 알고도 모든 것을 같은 기준으로 맞추려 하지 않고, 필요한 부분만 함께 조정할 수 있을 때 관계가 조금 더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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