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연습과 대화에 적용하는 방법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연습과 대화에 적용하는 방법

누군가의 말이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기준으로 먼저 판단합니다. "내가 저 상황이었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면 상대방의 행동이 무책임하거나 무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당시의 감정이나 처한 환경도 다릅니다.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행동이 상대방에게는 전혀 다른 선택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관계에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능력은 단순히 착하게 행동하기 위한 태도라기보다 갈등을 조금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대화하기 위한 사고 습관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상대방의 모든 행동을 이해하거나 동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판단하기 전에 한 번 더 다른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내 기준으로 판단하면 상대방의 행동이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사람은 자신이 익숙한 기준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약속 시간에 늦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10분 늦는 것도 무책임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면 다른 사람에게는 교통 상황이나 앞선 일정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작은 실수일 수 있습니다.

같은 행동을 보고도 평가가 달라지는 이유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때

"왜 저 사람은 저렇게 하지?"

라고 생각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저 사람은 어떤 기준으로 그렇게 행동했을까?"

라고 질문해볼 수 있습니다.

이 작은 차이가 상대방의 행동을 이해하는 출발점이 됩니다.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는 것은 무조건 상대방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연습을 할 때 자주 생기는 오해가 있습니다.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면 내가 잘못한 것이 되고, 상대방의 행동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해와 동의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상대방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그 행동이 나에게 불편했다는 생각은 동시에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약속 시간에 늦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친구에게 갑작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늦은 이유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다음부터는 늦을 경우 미리 알려줬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은 내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한쪽 방향으로만 판단하지 않는 것에 가깝습니다.

사실과 내가 붙인 해석을 나눠보는 연습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실제로 일어난 일과 내가 해석한 내용을 쉽게 섞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연인이 메시지를 읽고도 답장을 하지 않았다고 해보겠습니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메시지를 읽었지만 아직 답장이 오지 않았다"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마음속에서는

"나한테 화났나?"

"내가 중요하지 않은가?"

"일부러 무시하는 것 같은데?"

처럼 여러 가지 해석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 잠시 멈추고 확인된 사실과 추측을 분리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 사실: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장이 없다.
  • 해석: 나를 무시하고 있을 것이다.
  • 다른 가능성: 바쁘거나 답할 내용을 생각하고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나누면 상대방의 의도를 하나로 단정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상황을 세 가지 질문으로 생각해보기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할 때 막연하게 "이해해야지"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다음 세 가지 질문을 순서대로 해볼 수 있습니다.

1. 상대방은 지금 어떤 상황일까?

행동만 보지 말고 당시의 환경을 생각해봅니다.

업무가 많았는지, 피곤했는지, 다른 사람과 갈등이 있었는지처럼 내가 모르는 상황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2. 상대방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했을까?

같은 상황에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

나는 빠른 답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상대방은 집중하고 있는 일을 끝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3. 상대방은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보기에는 무심한 행동이라도 상대방에게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를 생각해보면 상대방의 행동을 곧바로 성격이나 의도와 연결하는 것을 조금 줄일 수 있습니다.

실제 대화에서는 질문을 먼저 해보는 것이 좋다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 중 하나는 내가 추측하는 대신 직접 묻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혼자 상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친구가 평소보다 말이 없다고 해서

"너 나한테 화났지?"

라고 단정하기보다

"오늘 평소보다 조용한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어?"

라고 물어볼 수 있습니다.

연인과 의견이 달랐을 때도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나는 잘 모르겠어. 네 입장에서는 어떤 부분이 중요했어?"

라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질문은 상대방의 생각을 알아볼 기회를 만들어줍니다.

단순히 상대방의 입장을 상상하는 것보다 실제 이야기를 듣는 것이 훨씬 정확할 때가 많습니다.

감정이 강할 때는 바로 입장 바꾸기를 시도하지 않아도 된다

상대방의 행동 때문에 화가 난 상태에서는 차분하게 다른 관점을 생각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럴 때 억지로 "상대방도 이유가 있었겠지"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자신의 감정을 무시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먼저 감정을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무시당했다고 느껴서 화가 났구나."

라고 자신의 감정을 확인한 뒤 조금 시간이 지나면

"그런데 상대방은 실제로 어떤 상황이었을까?"

라고 생각해보는 것입니다.

감정을 없앤 다음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 감정과 상대방의 상황을 함께 보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가족이나 연인, 친한 친구처럼 가까운 사람에게는 상대방을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기도 전에 의도를 짐작하거나 "원래 저 사람은 그래"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관계에서도 사람의 상황과 감정은 계속 변합니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말이 오늘은 힘들게 들릴 수도 있고,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는 데에는 그날만의 이유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가까운 사람일수록 오히려 익숙함을 근거로 판단하기보다 한 번 더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보기에는 네가 화난 것 같은데, 내가 잘못 이해한 걸 수도 있으니까 직접 물어볼게."

처럼 자신의 판단이 틀릴 가능성도 열어두면 대화가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생활 속에서 연습하기

이 능력은 특별한 갈등이 있을 때만 연습할 필요는 없습니다.

평소 작은 상황에서 다른 관점을 생각하는 습관을 들이면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길에서 누군가 천천히 걷고 있을 때 바로 "왜 이렇게 느려?"라고 생각하기보다 "몸이 불편한 사람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직장에서 동료가 자신의 부탁을 바로 들어주지 않았을 때도 "협조하기 싫은가?"라고 단정하기보다 "지금 다른 업무가 많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연습은 상대방을 무조건 좋게 해석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처음 떠올린 해석 외에도 다른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연습입니다.

다만 모든 상황에서 상대방의 사정을 대신 이해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반복적으로 약속을 어기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까지 무조건 좋은 의도로 해석하면 오히려 자신의 기준과 경계를 잃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은 갈등을 없애는 기술이라기보다 갈등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방법에 가깝습니다.

내가 불편했던 감정은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상대방이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다른 가능성을 살펴보면, 처음에는 분명했던 판단이 조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사실과 해석을 구분하고, 상대방의 상황을 생각해보고, 모르는 부분은 직접 질문하는 세 가지 습관만 만들어도 인간관계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모든 사람의 생각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상대방의 이유를 알아도 행동에 동의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내 기준만으로 상대방을 판단하기 전에 한 번 더 질문하고 확인하는 것은 관계를 조금 더 편안하게 만드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결국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나를 뒤로 밀어내는 일이 아닙니다. 내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도 나와 다른 사정과 기준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이런 작은 사고 습관이 쌓이면 같은 갈등을 겪더라도 이전보다 조금 차분하게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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