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근무를 하는 팀에서는 “누구는 집에서 일하고 누구는 계속 출근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쉽습니다. 출근하는 사람은 이동 시간과 현장 업무를 더 부담한다고 느낄 수 있고,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은 중요한 회의나 정보에서 자신만 빠진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의 출근일수를 똑같이 맞추면 공평해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담당 업무, 고객 대응, 회의 일정, 통근 거리처럼 조건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하이브리드 근무에서 필요한 것은 장소를 똑같이 나누는 것보다 출근으로 생기는 부담, 현장에서 얻는 기회, 팀을 위해 맡아야 하는 역할이 특정 사람에게 계속 몰리고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같은 출근 횟수가 반드시 같은 부담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팀원 모두에게 “일주일에 세 번 출근”이라는 규칙을 적용하면 숫자로는 공평해 보입니다.
하지만 한 사람은 출근해도 대부분 개인 업무를 하고, 다른 사람은 출근할 때마다 방문객 응대, 회의실 준비, 장비 확인, 현장에서 생긴 질문 대응까지 맡고 있다면 실제 부담은 같지 않습니다.
반대로 재택근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더 편하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중요한 의사결정이 사무실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재택 중인 팀원은 나중에 전달받는 구조라면 업무 기회와 정보 접근에서 차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평함을 확인할 때는 출근일수를 세기 전에 각 장소에서 실제로 어떤 일을 맡고 무엇을 얻고 있는지를 함께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출근해야 하는 일’부터 명확하게 나눠보세요
하이브리드 근무에서 갈등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는 누가 왜 출근해야 하는지가 분명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장비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 업무, 고객이나 외부 방문객을 만나야 하는 일정, 현장에서 함께 검토해야 하는 작업처럼 실제 장소가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반면 문서 작성, 자료 분석, 온라인 회의처럼 장소에 크게 좌우되지 않는 업무도 있습니다.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김 대리는 재택을 많이 하니까 이번에는 출근하세요”라고 정하면 출근이 업무 필요보다 사람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수단이 되기 쉽습니다.
대신 먼저 업무를 나눠볼 수 있습니다.
- 반드시 현장에서 해야 하는 일
- 현장에 있으면 효율적이지만 원격으로도 가능한 일
- 장소와 관계없이 수행할 수 있는 일
그다음 어떤 역할이 언제 현장에 필요한지를 정하면 “누가 더 많이 출근했는가”보다 “왜 그날 출근이 필요한가”를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사무실에 있는 사람에게만 생기는 ‘보이지 않는 일’을 확인하세요
출근하는 팀원에게는 공식적인 업무 외에 작은 일이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택배나 우편물을 확인하고, 회의실을 준비하고, 갑자기 찾아온 사람을 응대하고, 프린터나 장비 문제가 생기면 가까이 있는 사람이 처리하는 식입니다.
하나씩 보면 작은 일이지만 특정 직원이 출근일마다 이런 일을 맡는다면 누적되는 부담은 달라집니다.
이때 필요한 해결책은 재택근무자를 무조건 더 출근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반복되는 현장 업무가 있다면 그것을 정식 업무로 인식하고 담당자를 순환하거나, 현장에 있는 여러 사람이 나눌 수 있도록 하는 편이 낫습니다.
누군가 사무실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현장 잡무의 기본 담당자가 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사무실에 있는 사람만 정보와 기회를 얻고 있지는 않은지도 보세요
출근의 부담만큼 놓치기 쉬운 것이 현장에서 얻는 이점입니다.
회의가 끝난 뒤 잠깐 이어지는 대화에서 결정이 바뀌거나, 관리자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업무를 맡게 되거나, 다른 팀의 정보를 먼저 접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재택근무자는 공식 회의에는 참석했지만 이런 비공식적인 정보 흐름에서는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결정은 가능하면 공식 채널에 남기고, 회의 후 달라진 내용도 원격으로 일하는 사람에게 동일하게 공유하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나 발표 기회 역시 “그날 사무실에 있던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일이 반복되지 않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공평함에는 부담뿐 아니라 업무 기회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정도도 포함됩니다.
재택근무를 ‘항상 연락 가능한 날’로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에게 “어차피 집에 있으니까”라는 생각으로 연락이 더 쉽게 집중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메신저 답장이 조금 늦으면 실제로 일하고 있는지 의심하거나, 출근한 사람보다 온라인 상태를 더 자주 확인한다면 재택근무자에게 다른 형태의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업무 장소와 응답 기준은 별개로 보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근무시간 중 연락 가능한 기본 시간대, 급한 연락이 필요한 상황, 집중 업무 중 바로 답하지 않아도 되는 범위를 팀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출근한 사람에게 자리에 계속 앉아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듯, 재택근무자에게도 온라인 상태 자체를 성과의 기준처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자율성이 누구에게만 집중되어 있는지도 살펴보세요
불공평하다는 감정은 단순히 출근 횟수보다 누가 선택할 수 있는지에서 생기기도 합니다.
한 직원은 원하는 날마다 재택근무를 선택할 수 있는데 다른 직원은 항상 회사가 지정한 날에 출근해야 한다면 실제 출근 횟수가 비슷해도 차이를 크게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네 가지를 함께 확인하면 팀의 상황을 파악하기 쉽습니다.
- 부담: 출퇴근과 현장 업무가 누구에게 많이 몰리는가?
- 선택권: 근무 장소와 날짜를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누구에게 있는가?
- 정보와 기회: 중요한 결정이나 새로운 업무에서 특정 근무 형태가 유리한가?
- 팀 기여: 고객 대응이나 현장 지원처럼 누군가는 반드시 맡아야 하는 역할이 어떻게 나뉘는가?
이 네 가지가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사람마다 출근 횟수가 조금 다르더라도 받아들이기 쉬울 수 있습니다.
개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유보다 적용 원칙을 공유하는 편이 낫습니다
육아, 돌봄, 건강, 긴 통근 거리처럼 특정 직원에게 재택근무가 더 필요한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개인 사정을 팀 전체에 자세히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누구는 개인 사정이 있으니까 예외”라고만 알려지면 다른 팀원은 자신에게 적용되는 원칙을 알기 어렵습니다.
개인의 사생활을 설명하는 대신 팀에서 예외를 운영하는 방식이 일관되어 있는지를 분명하게 하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역할상 현장 업무가 충족되고 팀 운영에 문제가 없다면 일정 범위에서 근무 장소를 조정할 수 있다는 식입니다.
그러면 특정 사람에게 특혜를 주는 문제보다 같은 상황이 생기면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는 원칙인가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팀의 최소 운영 조건을 먼저 정하면 선택권도 넓히기 쉽습니다
모든 사람의 일정을 똑같이 만드는 대신 팀이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조건부터 정하는 방식도 실용적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 요일에는 함께 논의해야 할 업무가 있으므로 팀 전체가 출근하고, 나머지 날에는 현장 대응 인원이 최소 한 명 이상 있도록 조정하며, 그 조건 안에서는 개인이 재택일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식입니다.
이 경우에도 늘 같은 사람이 현장 대응을 맡지 않도록 순환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모두 월·수·금 출근”처럼 일정 자체를 통일하는 것이 아니라 팀에 필요한 커버리지를 먼저 확보한 뒤 남는 부분에서 개인 선택을 허용하는 것입니다.
불공평하다는 말이 나오면 출근 횟수보다 구체적인 부담을 물어보세요
팀원이 “재택하는 사람만 좋은 것 같다”고 말했을 때 바로 출근일수를 맞추려고 하면 실제 불만이 해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무엇 때문에 불공평하다고 느끼는지 한 단계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출근 횟수 자체가 문제인지, 아니면 출근한 날 현장 업무가 몰리는 게 문제인지 한번 나눠서 봤으면 해요.”
또는 재택근무자가 불이익을 이야기한다면 다음처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재택하는 날 중요한 논의에서 빠지는 일이 있는지, 있다면 어떤 부분인지 같이 확인해보죠.”
이렇게 하면 논의가 “누가 더 편하게 일한다”는 비교에서 벗어나 실제 조정할 수 있는 업무 구조로 이동합니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목표는 모두를 똑같이 출근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역할과 업무가 다른 팀에서 모든 직원이 정확히 같은 날짜와 같은 횟수로 출근하는 것이 항상 가장 공평한 방식은 아닙니다.
오히려 현장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정하고, 그 부담을 특정 사람에게 몰리지 않게 나누고, 재택근무자도 같은 정보와 기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출근 횟수를 맞추기 전에 부담, 선택권, 정보와 기회, 팀 커버리지를 각각 확인해보세요.
이 네 가지를 팀 전체가 이해할 수 있는 운영 원칙으로 만들면 “누가 며칠 재택했는가”를 매번 비교하는 대신 서로 다른 근무 형태가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조정하기 쉬워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