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동료가 연봉을 물어볼 때, 어디까지 말하는 게 좋을까

직장 동료와 이야기하다 보면 어느 순간 연봉 이야기가 나올 때가 있습니다. “올해 얼마나 올랐어?”, “연봉이 어느 정도야?”, “성과급까지 합치면 얼마 받아?”처럼 꽤 구체적인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평소 친하게 지내는 동료라면 대답하지 않는 것이 괜히 벽을 세우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확한 금액을 이야기하고 나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거나 비교의 기준이 될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이럴 때 중요한 것은 연봉을 공개하는 것이 옳은지, 숨기는 것이 옳은지를 하나의 답으로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누가 왜 묻는지, 공개했을 때 정보가 어디까지 퍼질 수 있는지, 그리고 내가 어느 수준까지 공개해도 편한지를 구분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연봉 질문이라고 모두 같은 질문은 아닙니다

동료가 연봉을 묻는 이유는 상황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 있습니다.

비슷한 직급의 동료가 회사의 보상 수준이 적절한지 확인하려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이 시장 수준을 알고 싶어서 궁금해할 수도 있고, 단순한 호기심이나 비교의 목적으로 질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질문을 받자마자 금액을 말할지 말지를 결정하기보다 먼저 맥락을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 비슷한 직급이나 업무를 하는 동료가 보상 수준을 확인하려는 것인가?
  • 이직이나 연봉 협상을 앞두고 참고 정보를 구하는 것인가?
  • 평소 다른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자주 전달하는 사람인가?
  • 정확한 금액이 필요한 이유가 있는가, 단순한 호기심에 가까운가?
  • 내가 대답하지 않아도 관계가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정도의 질문인가?

같은 “연봉 얼마야?”라는 질문이라도 이런 맥락에 따라 답변 범위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연봉은 공개와 비공개 사이에도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연봉 질문을 받으면 흔히 정확한 금액을 말하거나 아예 대답하지 않는 두 가지 선택지만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사이에 여러 단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처럼 공개 범위를 나눌 수 있습니다.

  • 정확한 금액 공개: 기본 연봉이나 총보상 금액을 구체적으로 말하기
  • 범위만 공개: “6천만 원대 정도야”처럼 대략적인 수준만 말하기
  • 변화율만 공개: “이번에 5% 정도 올랐어”처럼 인상 정도만 말하기
  • 구조만 공개: “기본급에 성과급이 따로 있어”처럼 보상 방식을 설명하기
  • 비공개: 개인적인 정보라 구체적인 금액은 이야기하지 않기

따라서 불편한데도 정확한 숫자를 말하거나, 반대로 도움이 될 만한 상황에서도 무조건 대화를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가 편하게 공개할 수 있는 정보의 단계를 미리 정해두면 갑작스러운 질문에도 훨씬 대응하기 쉬워집니다.

정확한 금액을 말하기 전에 세 가지를 생각해보세요

연봉 숫자는 한 번 전달되면 다시 회수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금액을 이야기하기 전에는 최소한 세 가지를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1. 이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해도 괜찮은가?

가장 현실적인 기준입니다. 아무리 “우리끼리만 알고 있자”고 이야기해도 정보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가능성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정확한 연봉을 말하기 전에는 이 숫자를 같은 팀의 다른 사람이 나중에 알게 되어도 괜찮은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 상황이 불편하다면 처음부터 범위만 이야기하거나 구체적인 금액은 말하지 않는 편이 더 편합니다.

2. 비교가 시작되어도 괜찮은가?

연봉은 단순한 숫자처럼 보여도 직급, 경력, 업무 범위, 입사 시점, 성과 평가, 수당이나 성과급 구조 등이 다르면 직접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숫자를 알게 되면 이런 배경보다 숫자 자체가 먼저 보일 수 있습니다.

“나는 더 오래 일했는데 왜 적지?” 또는 “비슷한 업무인데 왜 저 사람은 더 많이 받지?” 같은 생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의 보상 수준을 비교하려는 목적이라면 숫자만 공유하기보다 직급이나 경력, 성과급 포함 여부처럼 비교 조건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3. 내가 정말 말하고 싶은가?

이유를 설명하기 어렵더라도 연봉을 공개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공개하지 않을 충분한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친한 동료라고 해서 모든 개인정보를 공유해야 가까운 관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질문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즉시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정보가 필요한 동료에게는 정확한 숫자 대신 범위를 줄 수도 있습니다

동료가 실제로 연봉 협상이나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어느 정도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반드시 자신의 정확한 연봉을 말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다음처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정확한 금액까지 말하는 건 좀 부담스러운데, 나는 지금 6천만 원대 정도야.”

또는

“내 금액보다는 이번에 연봉이 어느 정도 인상됐는지가 궁금한 거라면 나는 5% 정도 올랐어.”

이렇게 하면 상대에게 필요한 정보는 제공하면서 자신의 공개 범위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대답하고 싶지 않을 때는 길게 변명하지 않아도 됩니다

연봉 질문을 거절할 때 가장 어려운 부분은 분위기가 어색해질까 걱정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유를 길게 설명하거나 다른 이야기를 덧붙이다가 오히려 더 많은 질문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짧고 자연스럽게 선을 정하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연봉은 회사 사람들하고는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야.”

또는

“대략적인 수준은 이야기할 수 있는데 정확한 금액은 좀 개인적으로 두고 싶어.”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표현의 장점은 상대가 잘못된 질문을 했다고 공격하지 않으면서도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할 수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상대가 자기 연봉을 먼저 말해도 똑같이 공개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는 5,800인데 너는 얼마야?”처럼 상대가 자신의 연봉을 먼저 공개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상대가 알려줬으니 나도 알려줘야 공평하다고 느끼기 쉽습니다.

하지만 정보 공개는 서로 같은 양을 교환해야 하는 거래는 아닙니다.

상대가 자신의 정보를 공개한 것은 상대가 선택한 범위이고, 내가 어느 정도 공개할지는 별도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나는 정확한 금액은 잘 이야기하지 않는데, 비슷한 범위라고 보면 될 것 같아.”처럼 답해도 충분합니다.

여러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는 더 신중하게 답하는 편이 좋습니다

둘이 따로 이야기하는 상황과 여러 동료가 함께 있는 자리도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점심이나 회식 자리에서 한 사람이 연봉을 묻고 다른 동료들이 함께 듣고 있다면, 한 사람에게 대답한 정보가 사실상 여러 사람에게 공개되는 셈입니다.

그 자리에서는 구체적인 대답을 피하고 필요하다면 나중에 따로 이야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건 여기서 숫자까지 이야기하기는 좀 그렇네.”

라고 가볍게 넘긴 뒤 다른 주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특히 공개 범위를 결정할 때는 질문한 사람뿐 아니라 그 정보를 함께 듣는 사람까지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먼저 다른 사람의 연봉을 묻는 경우에도 같은 기준이 필요합니다

연봉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슷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보상 수준을 파악하거나 연봉 협상을 준비하는 데 참고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보를 얻고 싶다면 상대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식으로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정확한 금액이 부담스러우면 말하지 않아도 되는데, 혹시 대략적인 연봉 범위를 공유할 수 있어?”

처럼 질문하면 상대가 정확한 숫자, 범위, 비공개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가 공개하고 싶지 않은 정보라면 상대 역시 공개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생각하는 것입니다.

한 번 말한 뒤 후회했다면 다음부터 기준을 바꾸면 됩니다

이미 동료에게 연봉을 이야기한 뒤 “괜히 말했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앞으로도 계속 같은 수준의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에 다시 질문을 받는다면

“예전에는 이야기했는데 요즘은 정확한 연봉은 따로 말하지 않으려고 해.”

라고 자신의 기준을 바꿀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를 어느 정도 공유할지는 한번 정하면 영원히 유지해야 하는 규칙이 아닙니다. 경험해본 뒤 자신의 편안함에 맞게 조정해도 됩니다.

결국 기준은 ‘말해도 되는가’보다 ‘말한 뒤에도 괜찮은가’입니다

직장 동료가 연봉을 물어볼 때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어떤 동료와는 정확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다른 상황에서는 대략적인 범위만 이야기하는 것이 더 편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다면 구체적인 금액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선택입니다.

결정하기 어렵다면 한 가지 질문을 해보세요.

“내가 지금 말하는 내용이 나중에 다른 동료에게 알려져도 괜찮을까?”

괜찮다면 자신의 범위 안에서 공유하면 됩니다. 조금이라도 불편하다면 정확한 숫자 대신 범위나 인상률 정도만 이야기하거나, 개인적인 정보라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연봉 질문에 잘 대답한다는 것은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무조건 숨기는 것도 아닙니다. 상대에게 필요한 정보와 내가 편하게 공개할 수 있는 정보 사이의 범위를 정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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