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귀시 후기: 욕망을 사고파는 시장, 길을 잃은 옴니버스 공포의 한계

영화 귀시 후기

한국 공포 영화 팬들에게 '괴담' 시리즈로 인지도를 쌓은 홍원기 감독이 새로운 장편 공포 영화 '귀시(THE CURSED)'로 돌아왔습니다. '여우창문'이라는 독특한 주술적 설정과 귀신을 사고파는 시장이라는 흥미로운 세계관을 내세워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실제 관람한 '귀시'는 참신한 소재가 무색할 정도로 연출과 구성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베테랑 배우들의 열연마저 삼켜버린, 이 기묘한 공포 영화의 실체를 상세히 파헤쳐 보겠습니다.

1. 영화 기본 정보 및 주요 출연진

화려한 배우진과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조화를 이룬 이번 영화의 기본 정보입니다.

  • 제목: 귀시 (THE CURSED)
  • 장르: 공포
  • 감독: 홍원기
  • 출연: 유재명, 문채원, 서영희, 원현준, 솔라, 차선우, 배수민, 서지수, 손주연 등
  • 개봉일: 2025년 9월 17일
  • 상영 시간: 96분 (확장판 110분)

2. 줄거리 요약: "진짜 사고 싶어?" 금지된 거래가 시작되는 곳

"어떤 대가를 치러도, 진짜 사고 싶어?"
매일 밤, 인간의 욕망이 소용돌이치는 곳에 아무도 모르게 열리는 시장 '귀시'가 있습니다. 양손의 검지와 새끼손가락을 맞대어 여우 모양의 창(여우창문)을 만들어 눈에 가져가면, 비로소 그 섬뜩한 시장의 문이 열립니다.

돈, 외모, 성적, 인기 등 갖지 못한 것을 갈구하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듭니다. 하지만 귀신을 사는 대가는 상상 이상으로 가혹합니다. 외모 집착, 학업에 대한 광기, 경찰의 맹목적인 수사 등 각기 다른 욕망을 가진 인물들이 '귀시'와 얽히며 비극적인 파멸로 치닫기 시작합니다.

3. 관람 후기: 연출의 부재와 산만한 전개가 만든 괴작

➤ 옴니버스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봉합

이 영화는 크게 5개의 에피소드로 나뉩니다. 외모 집착(문채원), 학업 광기(서영희), 경찰 수사(유재명)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지만, 이를 '귀시'라는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으려는 시도가 오히려 독이 되었습니다. 각 이야기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전개가 유기적이지 못해, 마치 따로 노는 단편들을 억지로 이어 붙인 듯한 인상을 줍니다. 차라리 이전의 '괴담' 시리즈처럼 명확한 옴니버스 형식을 취했다면 각 단편의 매력이라도 살릴 수 있었을 텐데, '하나의 영화'임을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정체성만 흐릿해졌습니다.

➤ 베테랑 배우들의 낭비와 연기력의 불협화음

유재명, 문채원, 서영희 등 검증된 배우들이 출연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존재감이 영화의 완성도를 끌어올리지 못했습니다. 특히 유재명 배우가 출연한 경찰 에피소드는 캐릭터의 목적성이 불분명하여 배우의 역량이 아깝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또한 아이돌 출신 배우들과 베테랑 배우들 사이의 연기 톤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 몰입을 방해합니다.

➤ 장르적 쾌감을 가로막는 과도한 카메라 워킹

공포를 자아내기 위해 카메라를 지나치게 흔들어대는 기법은 긴장감보다는 피로감을 유발합니다. 잔인한 묘사가 포함된 구간들이 있긴 하지만, 시각적인 자극에만 치중했을 뿐 심리적인 압박이나 세련된 서스펜스를 구축하는 데는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4. 결론: 한국 공포 영화의 고질적인 한계

'귀시'는 어설프게 버무려진 괴담들의 집합체에 가깝습니다. '여우창문'이라는 소재는 흥미로웠으나 이를 활용한 공포 연출은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힘이 빠집니다. 베트남 로케이션까지 진행하며 스케일을 키우려 노력했으나, 정작 가장 중요한 '이야기의 힘'을 놓쳤습니다.

이전의 '도시괴담'이나 '서울괴담'보다도 못한 완성도를 보여주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마저 꺾어버리는 안타까운 결과물입니다. 한국 공포 영화를 응원하는 관객들에게조차 추천하기 힘든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5. 요약 및 관람 포인트

➤ 한 줄 평

참신한 '여우창문' 뒤에 숨은, 억지로 봉합된 욕망의 조잡한 나열.

➤ 관람 포인트

  • 유재명, 문채원, 서영희 등 주연 배우들의 출연 사실 확인.
  • 초반 에피소드에서 보여주는 의외로 높은 수위의 잔인함.
  • '여우창문'이라는 독특한 손동작 설정이 궁금하다면.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