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함을 쌓아두지 않는 대화 습관

서운함을 쌓아두지 않는 대화 습관

처음에는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이 며칠 뒤에도 계속 마음에 남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 바로 이야기하지 않고 넘어갔는데 비슷한 일이 다시 생기면 예전의 일까지 함께 떠오르기도 합니다.

결국 작은 서운함 하나가 여러 사건이 섞인 큰 불만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때는 아무 말도 안 했잖아"라고 생각할 수 있고, 서운했던 사람은 "그때부터 계속 참고 있었어"라고 말하게 됩니다.

서운한 감정을 전혀 느끼지 않는 관계는 찾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서운함이 생기지 않도록 만드는 것보다 마음에 남은 불편함을 너무 오래 묵혀두지 않는 방법을 익히는 것입니다.

작은 서운함을 계속 넘기면 나중에는 다른 이야기가 된다

서운함을 바로 이야기하지 않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괜히 예민한 사람처럼 보이고 싶지 않거나, 사소한 일을 가지고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서 그냥 넘어가기도 합니다.

한두 번이라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일이 반복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친구나 연인이 대화할 때 자주 휴대폰을 본다고 해봅시다. 처음에는 "바쁜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그런데 다음에도 같은 일이 생기고, 그다음에도 반복되면 어느 순간부터는 휴대폰을 보는 행동 자체보다 "내 이야기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커질 수 있습니다.

이때 문제를 꺼내면 단순히 한 번의 행동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참았던 여러 일이 한꺼번에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번에도 그랬잖아."

"그때도 내가 말했는데 무시했잖아."

"생각해보니까 계속 이런 식이었어."

처음에는 작은 행동 하나였는데 어느새 관계 전체에 대한 불만으로 번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서운함을 무조건 참는 것이 좋은 대처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느끼는 감정마다 즉시 상대방에게 이야기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모든 서운함을 바로 말할 필요는 없다

감정이 생겼다는 사실과 지금 당장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특히 화가 많이 난 상태에서는 실제로 속상했던 행동보다 상대방의 다른 문제까지 끌어오게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약속 시간에 늦은 일이 서운해서 이야기를 시작했는데, 감정이 커지면서 과거의 연락 문제나 다른 약속까지 한꺼번에 꺼내는 식입니다.

이럴 때는 잠시 시간을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시간을 두는 것과 계속 피하는 것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지금 이야기하면 감정적으로 말할 것 같으니 조금 있다가 이야기해야겠다"는 것은 감정을 정리하기 위한 시간입니다.

반면 "말해봤자 소용없으니까 그냥 참자"라고 계속 미루는 것은 문제를 뒤로 보내는 것에 가깝습니다.

잠시 기다린 뒤에도 같은 일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면 그때는 왜 서운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서운함은 말해야 할 문제인지 먼저 구분해보자

모든 불편함을 같은 크기로 다룰 필요는 없습니다.

친구나 연인이 한 번 실수한 일인데 이미 충분히 사과했고 다시 반복되지 않는다면 굳이 오래 문제 삼지 않아도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 같은 행동이 반복되고 있는 경우
  • 시간이 지나도 계속 마음에 남는 경우
  • 비슷한 일이 생길 때마다 이전의 서운함까지 떠오르는 경우
  • 상대방의 행동 때문에 관계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지고 있는 경우
  • 말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 같은 경우

특히 반복성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실수와 계속되는 행동은 다르게 볼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반복된다고 해서 상대방에게 반드시 나쁜 의도가 있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습관일 수도 있고, 자신이 상대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문제를 발견했다면 상대방의 의도를 먼저 판단하기보다 어떤 행동이 반복되고 있는지부터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는 항상"보다 구체적인 행동을 이야기한다

서운함을 이야기할 때 대화가 어려워지는 대표적인 표현이 있습니다.

"너는 항상 그래."

"너는 원래 나를 배려하지 않아."

"내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

이런 말에는 그동안 느꼈던 감정이 담겨 있지만 상대방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항상", "원래" 같은 표현은 상대방이 자신의 행동보다 평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구체적인 상황 하나를 꺼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내가 이야기할 때 휴대폰을 계속 보고 있어서 조금 서운했어."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은 어떤 행동이 문제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는 나한테 관심이 없어."

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나는 관심이 있는데?"라고 반박하는 것부터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서운함을 전달하는 목적이 상대방의 성격을 평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면, 성격이나 의도보다 확인할 수 있는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 좋습니다.

서운함을 말할 때 원하는 행동까지 함께 이야기한다

서운함을 이야기했는데도 대화가 계속 막히는 이유 중 하나는 상대방이 해결 방법을 알기 어려워서일 수 있습니다.

"그때 정말 서운했어."

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상대방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알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다면 내가 원하는 행동을 하나 정도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연인에게

"어제 내가 이야기할 때 휴대폰을 보고 있어서 서운했어. 다음에는 내가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 잠깐만 휴대폰을 내려놓아주면 좋겠어."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약속 변경이 반복되어 서운했다면

"일정이 바뀌는 건 이해해. 다만 다음부터는 바뀌었을 때 미리 알려주면 좋겠어."

라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상대방이 막연하게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대신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바꾸면 되는지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대화에서는 세 가지를 연결해볼 수 있다

서운함을 이야기할 때 다음과 같은 흐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상황 → 내가 느낀 감정 → 원하는 행동

예를 들면,

"어제 약속 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왔을 때 조금 서운했어. 기다리는 동안 무슨 일이 생긴 건지 몰라서 걱정도 됐고. 다음에는 늦을 것 같으면 미리 알려줬으면 좋겠어."

상대방을 비난하는 문장보다 상황이 명확하고, 내가 어떤 점에서 불편했는지도 전달됩니다.

모든 대화를 이 공식처럼 말할 필요는 없지만, 감정이 복잡할 때 생각을 정리하는 데는 꽤 유용합니다.

서운함을 이야기했다고 바로 상대가 바뀌지는 않는다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과 상대방의 행동이 즉시 달라지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상대방이 처음에는 "그런 줄 몰랐어"라고 할 수도 있고, 한동안 신경 쓰다가 다시 예전 습관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첫 번째 대화가 실패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의 습관은 한 번의 대화만으로 완전히 달라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했는데도 상대방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오히려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비난한다면 그 부분은 따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네가 그렇게 예민하니까 문제야."

라는 식으로 상대방의 감정 자체를 계속 무시한다면 단순한 행동 습관의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반대로

"그런 행동이 서운했구나. 다음에는 조금 더 신경 써볼게."

처럼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조정하려는 태도를 보인다면 관계 안에서 해결할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한 번에 완벽하게 바뀌었는지가 아니라 상대방이 전달받은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후에 어떤 변화를 보이는가입니다.

참는 것보다 작은 이야기로 나누는 습관이 필요하다

서운함을 쌓아두지 않는다고 해서 모든 감정을 그때그때 꺼내놓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감정이 너무 커지기 전에 내가 무엇 때문에 불편했는지를 알아차리는 것입니다.

"별일 아닌데 왜 계속 생각나지?"

라는 느낌이 든다면 그 감정을 무조건 무시하기보다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정말 상대방의 행동 자체가 문제였는지, 아니면 내가 기대했던 것과 달라서 아쉬웠던 것인지 구분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면 너무 많은 사건을 한꺼번에 꺼내기보다 현재 가장 중요한 한 가지부터 말하는 편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예전 일까지 다 이야기하고 싶은 건 아니고, 오늘 있었던 일만 하나 말하고 싶어."

라고 시작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대화가 과거의 모든 잘잘못을 따지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조금 막을 수 있습니다.

서운함을 없애는 것보다 오래 묵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가까운 관계에서도 서운함은 생길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좋아하고 아끼는 사이일수록 기대하는 것이 많아 작은 차이가 크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서운한 감정을 전부 참을 필요도, 느끼는 즉시 상대방에게 쏟아낼 필요도 없습니다.

먼저 감정을 가라앉히고 정말 계속 마음에 남는 문제인지 살펴본 뒤, 반복되는 행동이라면 구체적인 상황을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너는 항상 그래"처럼 상대방 전체를 평가하기보다 무슨 일이 있었고, 내가 어떻게 느꼈으며, 앞으로 어떤 행동을 바라는지를 전달하면 대화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서운함을 전혀 만들지 않는 관계보다 작은 불편함을 너무 오래 묵히지 않고 다룰 수 있는 관계가 더 현실적입니다. 한 번의 대화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도 서로가 무엇을 불편하게 느끼는지 알아가는 과정이 쌓이면 같은 문제를 다루는 방법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다음 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