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운 뒤 먼저 연락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심리

싸운 뒤 먼저 연락하기 어려운 사람들의 심리

연인이나 친구와 크게 다툰 뒤 시간이 지나면 마음이 조금씩 가라앉습니다. 화가 났을 때는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는데, 하루 이틀 지나고 나면 상대방의 안부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막상 연락하려고 하면 손이 쉽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내가 먼저 연락하면 내가 잘못한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상대방도 나한테 화가 났을 텐데 괜히 연락했다가 거절당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관계를 풀고 싶은 마음과 먼저 다가가기 어려운 마음이 동시에 생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싸운 뒤 연락하지 않는 행동을 단순히 자존심이 세거나 상대방에게 관심이 없어서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화가 가라앉아도 연락하기 어려운 이유

싸우는 동안에는 감정이 앞서기 때문에 상대방과 거리를 두고 싶은 마음이 커질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 감정이 줄어들어도 연락이 바로 쉬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한 번 충돌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대화를 시작하면 또 싸울 것 같다는 걱정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마지막 대화에서 서로 강한 말을 주고받았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내가 뭐라고 말해야 하지?"

"그때 했던 말을 어떻게 설명하지?"

"상대방이 아직 화가 나 있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연락을 미루게 됩니다.

결국 연락하지 않는 것이 상대방을 신경 쓰지 않아서가 아니라 다시 갈등이 생길까 봐 조심스러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먼저 연락하면 내가 진 것 같다는 생각

싸운 뒤 가장 흔하게 생기는 생각 중 하나는 "누가 먼저 연락하느냐"입니다.

상대방이 먼저 연락하기를 기다리면서

"내가 먼저 연락하면 내가 잘못한 것처럼 보일 것 같아."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는 방식으로 싸웠다면 이런 마음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먼저 연락하는 것과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내가 모든 책임을 인정하지 않더라도 관계를 더 이상 불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대화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는 우리 둘 다 감정이 많이 올라왔던 것 같아. 조금 진정하고 이야기하고 싶어서 연락했어."

라고 말하는 것은 누가 잘못했는지를 결정하는 행동이 아닙니다.

그저 대화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문을 여는 것입니다.

먼저 연락했다가 거절당할까 걱정하는 마음

싸운 뒤 연락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연락했는데 답장이 오지 않거나 차갑게 대답하면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리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특히 평소 거절이나 갈등 상황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연락 버튼을 누르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머릿속에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상황까지 여러 가지로 상상하게 됩니다.

"읽고도 답장을 안 하면?"

"나한테 왜 연락했냐고 하면?"

"또 싸우면 어떡하지?"

문제는 이런 걱정이 커질수록 실제로는 간단한 연락도 어렵게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상대방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싸운 뒤 서로 연락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한쪽만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상대방 역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내가 먼저 연락하면 싫어할까?"

"아직 화가 안 풀렸으면 어떡하지?"

"먼저 연락하고 싶은데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렇게 생각하면서 서로 연락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결국 둘 다 관계를 완전히 끝내고 싶은 것은 아닌데도 누구도 먼저 움직이지 않아 시간이 길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방이 연락하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 마음이 없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더 연락하기 어려워진다

처음에는 단순히 감정을 가라앉히려고 연락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길어지면서 또 다른 부담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루가 지나면 "조금 더 있다가 연락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이틀이 지나면 "이제 와서 연락하기도 이상한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며칠이 지나면

"이렇게 오래 연락 안 했는데 갑자기 뭐라고 하지?"

라는 생각까지 생깁니다.

처음에는 감정 때문에 연락하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연락하지 않은 시간이 길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부담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관계를 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무조건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기보다 적당히 감정이 가라앉았을 때 간단하게 연락을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먼저 연락한다고 해서 모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먼저 연락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이라면 "내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것처럼 보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락과 사과는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제 일 때문에 계속 마음이 불편해서 연락했어."

라고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우리 둘 다 조금 진정된 것 같아서 이야기해보고 싶었어."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표현은 자신의 잘못을 무조건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관계 상태를 풀어보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물론 내가 분명히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그 부분은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과 누가 더 잘못했는지를 판단하는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다.

먼저 연락할 때는 짧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싸운 직후에는 서로 감정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첫 연락부터 지난 대화의 모든 내용을 설명하거나 상대방의 잘못을 다시 꺼내면 갈등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대화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짧게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 "어제는 서로 감정이 많이 올라왔던 것 같아. 괜찮아?"
  • "계속 마음에 걸려서 연락했어. 조금 진정되면 이야기하고 싶어."
  • "우리 둘 다 조금 시간을 가진 것 같으니까 나중에 차분하게 이야기했으면 좋겠어."

이런 메시지는 상대방에게 즉시 결론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아직 감정적으로 힘든 상태라면 답할 시간을 줄 수도 있습니다.

대화를 다시 시작할 때 피하면 좋은 표현

화해를 위해 먼저 연락했는데도 대화가 다시 싸움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첫마디부터 상대방의 잘못을 지적하면 연락한 목적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래서 네가 잘못한 건 인정해?"

"결국 네가 먼저 그렇게 했잖아."

"내가 연락 안 하면 너는 평생 연락 안 할 거지?"

같은 표현은 대화를 다시 방어적인 분위기로 만들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누가 맞았는지를 결정하기보다 당시 상황을 서로 설명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서운했던 부분을 이야기할 때도 상대방의 성격을 평가하기보다 구체적인 행동을 이야기하는 편이 낫습니다.

"네가 그때 내 말을 끊었을 때 무시당한 것처럼 느껴졌어."

처럼 말하면 상대방도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기가 조금 더 쉬워집니다.

연락하기 전에 내가 원하는 것을 먼저 생각해보기

싸운 뒤 연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먼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단순히 외로워서 연락하고 싶은 것인지, 오해를 풀고 싶은 것인지, 관계를 다시 이어가고 싶은 것인지에 따라 대화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먼저 사과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관계를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동시에 있다면 두 가지를 구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이 먼저 사과해야 연락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연락을 시작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누가 먼저 연락하든 일단 대화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먼저 연락할 수 있는 선택지가 생깁니다.

이것은 상대방에게 무조건 양보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지금 관계에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하는 과정입니다.

싸운 뒤 먼저 연락하기 어려운 마음은 꼭 자존심 하나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다시 상처받을까 걱정할 수도 있고, 상대방의 반응을 예측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서로 감정이 남아 있어 다시 싸울까 봐 조심스러운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락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해서 상대방이 관계를 포기했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상대방 역시 먼저 다가가기 어려운 상태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관계를 풀고 싶다면 먼저 연락하는 것을 "지는 행동"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먼저 연락하는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화를 다시 시작할 용기를 내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연락을 서두를 필요도 없습니다. 감정이 너무 격한 상태라면 잠시 시간을 두고, 어느 정도 진정된 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다시 연락할 때는 완벽한 사과나 완벽한 해답을 준비하기보다 짧은 말로 대화의 문을 여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누가 먼저 연락했는지보다 그 이후에 서로의 이야기를 어떻게 듣고 관계를 어떻게 조정하는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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